"최대위기 맞은 문 정부, '촛불' 되새겨야"
국민 눈 높아지는 데 안일한 대응…초심 잃으면 ‘정통성’ 흔들릴수도
입력 : 2018-04-17 17:22:15 수정 : 2018-04-17 17:22:15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2주 만에 물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6일 ‘셀프 후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다. 피감기관의 돈으로 떠난 해외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의원은 인터넷 댓글 조작 주범인 김모(필명 드루킹)씨의 배후 의혹을 받는다. 김 의원은 최초 무리한 인사 청탁을 해와 거절했다는 취지로 언론에 설명했으나, 2차 기자회견에서는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자신이 청와대에 전달했음을 시인했다. 결과적으로 추천은 불발됐지만, 그런 사람의 청탁을 접수하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면접까지 본 건 중대한 사안이다.
청와대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안일한 대응은 사태를 더욱 키웠다. 김 원장의 거취 문제는 애초부터 선관위로 끌고 갈 성격이 아니었다. 19대 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간 것만 세 차례다. 임기 만료 열흘 전 정치 후원금으로 비서와 둘이 유럽 여행을 떠나고, 땡처리 셀프 후원을 한 행위는 상식 밖이다. 뒤늦게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게 출구전략이라면, 이미 실패했다.
단편적으로 청와대의 허술한 검증과 인사시스템을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를 강행하고 감싼 탓이 크다는 평가다. 고위공직자를 향한 국민의 눈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지는 데, 청와대가 생각하는 도덕성의 기준은 과거 보수정권과 비교하는 데 머물러 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교수는 “김 원장의 낙마는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고, 국민들 눈높이에 안 맞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김 의원이 연루의혹을 받는 댓글조작 사건은 본인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대선의 정당성까지 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김 의원을 비롯해 SNS 등을 담당했던 대선 당시 캠프 관계자들이 불법성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드루킹의 최근 범죄와 같은 불법 사실을 알고도 눈감았다면 문재인정부도 부정한 방식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을 때 해명할 길이 없다.
더군다나 지금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상황이다.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고 한반도 평화정착의 단초를 만들 중차대한 시기다. 국회에는 일자리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계류 중이고, 6월에는 지방선거도 있다. 또 다시 나태하게 대응하다간 모든 이슈들이 한 번에 엎어질지 모를 일이다.
청와대의 독주를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김기식 사태 역시 결국엔 청와대의 고집스러움과 이를 견제하지 못한 민주당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청와대가 하면 나머지는 따라가야 하는,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익히 봐왔었던 것”이라며 “잘 살펴보면 정치가 실패할 때는 청와대의 독주가 시작될 때”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왼쪽) 의원이 16일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대변인실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박범계 수석대변인.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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