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향하는 경제사절단…'희비' 갈린 유통가 맞수
'첫 동행' 정용진, 동남아투자 청사진 어필 기대…'옥중' 신동빈은 우울
입력 : 2018-03-20 16:08:46 수정 : 2018-03-20 16:08:46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할 베트남 경제사절단 면면이 드러난 가운데 유통가 맞수의 희비가 갈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처음으로 현 정부와 함께 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구속 수감된 탓에 연거푸 제외되는 곡절을 겪게 됐다.
 
문 대통령이 오는 22일부터 국빈 방문하는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대기업 총수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함께 정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대한상의는 문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순방에 함께할 기업인들을 꾸리기 위해 최근 순방 동행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했고 청와대 협의 등을 거친 후 최종명단을 확정 통보했다.
 
옥중에 있는 신 회장은 이번 베트남 순방길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통령 순방을 함께한 경제사절단은 지난해 6월 미국, 11월 인도네시아, 12월 중국 등 총 세 차례 꾸려졌지만 신 회장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맞수 정 부회장의 경우 이전 순방 국가에 특별한 투자 사안이 없어 참가하지 않았었다. 반면, 신 회장은 그동안 진행된 대통령의 순방일정 경제인 명단에 내심 포함되길 기대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남모를 설움이 있었을 것이란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지난해 신 회장이 빡빡한 재판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것이 걸림돌이 되긴 했지만, 일각에선 현 정부가 비리 혐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경제사절단에서 배제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번에 문 대통령과 사절단이 향하는 국가가 다름아닌 '베트남'이라는 점도 신 회장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베트남은 중국 사업에서 사드갈등으로 고초를 겪은 신 회장이 '포스트 차이나'로 삼고 각별히 공을 들인 동남아 전략 거점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베트남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면 해외 투자 활로를 뚫으면서 '세계 속 롯데'의 위상을 높일 계기가 됐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지에서 롯데의 입지는 단단하다. 유통대기업 중 최초로 1998년 롯데리아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백화점과 마트 등 10개 계열사가 베트남에서 성업 중이다. 신 회장은 수감되기 직전까지 베트남 현지 대규모 투자를 진두지휘해왔다.
 
향후 투자 일정도 빽빽하다. 롯데는 호찌민시가 베트남의 경제허브로 개발 중인 투티엠 지구의 10만㎡ 대지에 총사업비 2조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백화점과 쇼핑몰·시네마·호텔·오피스는 물론 주거시설까지 갖춘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상업지구에도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짓는다. 그나마 롯데는 수감 중인 신 회장을 대신해 송용덕 호텔BU 부회장이 경제사절단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신세계와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도 최근 베트남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대통령과의 동행으로 분위기는 한층 고무됐다. 정 부회장은 동남아를 필두로 해외시장 영토확장의 새판을 짜는 중이다. 특히 국내시장서 출점 한계에 직면한 이마트는 베트남을 발판으로 올해 동남아시아 수출비중을 20%, 매출을 1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하고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베트남 이마트 1호점 고밥점과 2호점 부지 등을 살펴보고 현지 시장 트렌드와 사업성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2019년 베트남 호찌민에 2호점을 낼 예정이며 2020년까지 4~5개 점포를 추가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문 대통령과 해외순방길에 처음 동행하는 만큼 신세계의 글로벌 투자 노력을 강조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이번 순방지가 베트남이라 최근 구체화된 신세계의 투자 청사진을 정부측에 소개하고 외교적, 정책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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