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플렉서블 OLED 매출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플렉서블 OLED 채용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도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공급도 늘어나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해 플렉서블 OLED 시장이 2016년 35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20억달러(약 12조9000억원)로 250%가량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리지드 OLED 매출은 14% 줄었다. 이에 따라 중소형 OLED 패널 매출에서 플렉서블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54.6%까지 확대됐다.
플렉서블 OLED 패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X 등에 쓰인 디스플레이 장치다. 특히 유리기판 소재인 리지드 OLED 패널과 달리 소재의 유연성이 뛰어나 모서리가 둥근 디자인 등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3분기부터 플렉서블 OLED를 아이폰X용으로 공급하기 시작해 전체 출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LG디스플레이, BOE, 에버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용 플렉서블 OLED 생산을 시작해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플렉서블 OLED가 탑재된 애플의 아이폰X를 소비자들이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플렉서블 OLED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지난해의 2배가량인 231억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리지드 OLED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1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1·2위 업체 모두 플렉서블 OLED를 전략제품에 도입하면서 일종의 프리미엄 제품 표준으로 자리잡은 영향이다. LCD를 고수했던 LG전자도 지난해부터 전략 스마트폰 V30에 플렉서블 OLED를 탑재했다. 중국업체들도 프리미엄 제품에 플렉서블 OLED를 넣으려고 시도하고 있다.
플렉서블 OLED 채용 확대로 공급자도 느는 추세다. 국내 삼성·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 또한 플렉서블 OLED 양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BOE, 차이나스타, 에버디스플레이 등이 생산량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제리 강 IHS마킷 연구원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는 플렉서블 OLED 채용을 늘려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플렉서블 OLED 패널 공급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HS마킷은 올해 플렉서블 OLED 패널 공급이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440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수요는 240만㎡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업체들의 OLED 투자가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중화권 업체들의 설비투자 완료 및 수율 개선으로 양산화가 시작될 경우 플렉서블 OLED시장의 공급과잉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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