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관광객 급감했는데 예산 줄인 서울시
입력 : 2017-11-20 06:00:00 수정 : 2017-11-20 06:00:00
자신감이 조금 넘친다 싶었다. 서울시는 올해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목표를 1700만명으로 잡아 지난 1월 24일 발표한 바 있다. 역대 최대치인 2016년 1357만명에 비해 25%나 넘게 늘어난 수치였다.
 
그래서 시 관계자에게 너무 목표를 높게 잡지 않았는지 물어봤으나, 이 관계자는 "높게 잡았다고 인정하지만 달성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사실 서울시로서는 자신감을 품을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관광객 숫자는 메르스가 유행하던 2015년 1041만명에 비해 30.3%나 폭증한 수치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기도 했다. 급증세를 이어가고자 하는 목표 의식이 생길 만한 대목이었다.
 
또 목표치를 수립할 당시에, 나름대로 사드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외교 마찰을 반영하기도 했다. 지난해 635만명이었던 중국인 관광객 중 40%를 차지하는 단체관광객(유커)은 외교 갈등 영향을 받아 정체하고, 60% 정도인 개별관광객(싼커) 그리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손님들이 증가세를 이어가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냉정했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인 '한한령'이 횡횡하면서 유커는 증발하다시피 했고 싼커도 영향을 받았다. 결국 지난 9일 예산안 발표날, 서울시는 올해 외래 관광객 예상치를 목표보다 35% 깎인 1100만명으로 잡았다. 메르스 당시와 비슷한 인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상한 점은 이토록 어려움을 겪고도 관광 예산이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2017년도 740억원에서 내년도 630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감소했다. 2018년도 관광예산을 발표하면서 시가 내세운 핵심 정책 7개 중 5개가 전년보다 감액될 정도였다.
 
시 관계자는 "액수는 줄었지만 예산의 '선택과 집중'으로 최대한의 질적 효과를 내겠다"고 말했지만 이번에도 조금 낙관적으로 들리는 느낌이다.
 
물론 예산이 줄어도 내년 수치는 올해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있는 해에 한한령도 풀리는 분위기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내년 외국인 관광객 예상치를 1500만명으로 잡았다.
 
다만 평창 이후는 어떻게 할지가 의문이다. 아무리 나라 밖 외부 변수가 관광 사업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지만, 변수의 악영향을 어떻게든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예산까지 쓰면서 개입한다. 어려운 때를 경험하고도 오히려 예산을 깎을 정도면, 앞으로도 외부 변수만 쳐다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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