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상장사 실적 레벨업)①코스피기업 순익 150조 시대…올해 사상최대 실적 쓴다
영업이익 186조 달성 전망…IT·금융 '필두' 강세장 연출
2017-10-23 08:00:00 2017-10-23 08: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해 사상 최대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사들의 실적도 한 단계 레벨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합산 순이익이 90조원을 넘긴데 이어 올해는 100조원을 무난히 돌파하고 150조원도 눈앞에 두고 있다.
 
22일 <뉴스토마토>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올해 추정 가능한 코스피 상장사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8.1% 늘어난 1796조8000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4%, 51.3% 증가한 185조9100억원, 144조9500억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3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계절적으로 4분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실적 레벨업에 대한 전망은 유력하다. 특히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마진(이익) 상승이 지속되면서 성장세가 확연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실적 향상 추세는 뚜렷하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3분기까지 호실적을 이어온 IT 대형기업들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삼성전자가 올 한해 벌어들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86.1% 늘어난 54조4243억원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13조385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며, 증가폭은 삼성전자보다 월등히 높은 308.5%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올들어 주가가 81.7% 급등하기도 했다.
 
금융 기업들이 뒤이어 선두권을 차지하면서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에 이어 올해 하나금융지주까지 '순이익 2조원 클럽'을 노리는 분위기다. 작년 대형 인수합병(M&A)을 매듭짓고 증시 호황까지 누리고 있는 증권사들의 순이익도 83.8% 개선될 전망이다. 자기자본 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은 4700억원으로 추산됐다.
 
반면 '잔치'에서 소외되는 업권도 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에 타격을 받은 자동차와 화장품 등 소비기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차(5조1044억원)와 기아차(1조1081억원)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7%, 55.0% 줄어들고, 아모레퍼시픽(6393억원)도 24.6%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사드 보복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여파가 0.4%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993~1995년, 2004~2007년에 나타난 국내 강세장이 '가치주 강세', '중국 랠리'로 대변된다면, 2017년 강세장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은 '실적 레벨업 강세'로 정의한다. 이런 분위기 덕에 대기업들의 주가도 유례 없는 강세다. 미국의 다우30지수를 참고해 우리 경제와 증시를 대표하는 초대형 종목 30개를 선정해 주가평균식으로 산출하는 지수인 K톱30(KTOP30)은 지난 2015년 개발 이후 처음으로 이달 8000선을 돌파했다. 초대형 기업들은 실적과 주가를 모두 주도했는데, 2015년 이후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전체 상승률(2.8배)보다 3배 이상 높은 9배에 달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작년부터 우리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올해는 반도체 업황을 호조를 보이면서 대표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