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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 탈중국 박차…대안은 유럽
꽉 막힌 중국, 사드 여파까지…유럽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
2017-08-30 18:52:54 2017-08-30 18:56:55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중국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계가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며 탈중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최근 유럽을 겨냥한 해외기지 구축에 한창이다. 생산시설 가동을 위한 본격 투자부터 신규 시설 구축을 위한 부지 선정 등 각 사별로 분주한 모습이다.
 
폴란드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보유한 LG화학은 지난 29일 현지 자회사 'LG켐브로츠와프에너지'에 약 4360억원을 출자하고, 8720억원의 채무 보증을 서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초 상업 생산을 목표로 막판 담금질이 한창인 만큼 현지 시설 및 설비에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헝가리 공장을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전환한 삼성SDI는 현지 인력 채용과 설비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공장이 완공돼 설비와 인력만 준비되면 곧바로 생산에 돌입할 수 있어, 내년 상반기로 계획된 본격 생산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연내 유럽 공장 착공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헝가리·체코 등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동유럽 지역이 최종 후보지에 올라있는 상태며, 착공 이후 완공까지는 1년여가 소요될 예정이다.
 
중국의 내수기업 보호정책과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에 현지 판매가 어려워진 국내 배터리업계는 현지 생산물량을 해외 수출물량으로 돌리는 임시방편으로 대응 중이다. LG화학 중국 난징공장(왼쪽)과 삼성SDI 시안공장 전경. 사진/각 사
 
이처럼 국내 배터리업계가 유럽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중국에서의 어려움에 있다. 자국 기업 보호주의에 사드 여파까지 겹치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또 유럽에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본사가 위치했다는 점도 수주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렸다.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둔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이 일체 끊기면서 생산물량을 해외수출 물량으로 대체하는 임시방편으로 대응 중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전기차 판매대수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6곳이 유럽 국가였다. 4위 노르웨이를 비롯해 ▲독일(5위) ▲영국(6위) ▲프랑스(7위) ▲스웨덴(8위) ▲벨기에(10위) 등이다. 해당 6개국의 지난해 전기차(PHEV 포함) 판매량은 총 17만229대로, 2위 미국 15만7205대보다 많다. 같은 기간 중국이 판매량 53만6261대로 압도적 격차로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협소한 내수시장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공략이 필수적인 국내 업계 입장에선 대체 시장으로서 유럽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유럽 완성차업계도 국내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고, 현지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을 때의 글로벌 입지 상승도 중국보다 높은 편"이라며 "현지 생산기지 구축이 완료되면 각 사별 수주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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