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뚫고 막오른 펜타포트…강렬한 '록스피릿'으로 물들다
입력 : 2017-08-12 13:40:01 수정 : 2017-08-12 13:40:01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2017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이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11일 막을 올렸다. 매년 다소 하드한 음악 위주의 콘셉트로 국내 록페의 자존심을 지켜온 페스티벌답게 이날도 시작부터 현장은 ‘록 스피릿’으로 달아올랐다.
 
아시안 체어샷. 사진제공=예스컴이엔티
 
본격적으로 페스티벌의 첫 포문을 열어 젖힌건 아시안체어샷이었다. KBS 톱밴드 시즌3의 최종 우승팀다운 강렬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반지하제왕’, ‘동양반칙왕’ 등 무게감 있는 곡들이 앰프에서 터져 나오자 관객들은 서클을 형성하고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방방 뛰는 스캥킹이나 서로 몸을 부딪히는 슬램도 마다 않았다. “어이, 어이, 어이”하며 음악에 맞춰 호응하는 관객들은 이미 성대한 록 축제를 즐기기 위한 ‘준비 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허네임인블러드 공연 도중 서클을 형성한 관객들의 모습. 사진제공=예스컴
 
이어 메인무대의 오프닝에 선 9인조 스카밴드 킹스턴루디스카가 통통 튀는 스카리듬으로 관객들을 흥에 취하게 하는가 하면 일본 메탈코어밴드 허네임인블러드는 묵직한 사운드로 관객들을 무아지경 상태로 이끌었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열린 강산에의 무대. 사진제공=예스컴
 
강렬한 무대들이 이어지던 오후 5시 무렵, 굵은 장대비가 예고없이 쏟아지기도 했다. 1시간 동안 들이치는 비 탓에 잔디밭이 진흙탕이 됐지만 관객들은 개의치 않았다. 형형색색의 우의, 장화로 재차 무장하거나 이를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너나할 것 없이 빗 속으로 뛰어들었다. 마침 상쾌한 빗물과 닮은, 시원한 강산에의 음악들이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다시 방방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넌 할 수 있어’, ‘이구아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등 대표곡들이 울려퍼지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노래를 연이어 따라 부르며 흥에 취했다.
 
이날 강렬한 록팀들의 중간중간에는 EDM, 팝 장르를 하는 팀들도 무대에 서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힙합듀오 형돈이와 대준이(정형돈·데프콘)는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 ‘예스 빠라삐’를 코믹하게 선보였고 베레모를 쓰고 검정 탱크톱을 입고 등장한 영국 팝스타 두아 리파는 관능적인 춤을 추며 ‘제네시스’, ‘lagaf’, ‘스케어드 투 비 론니’, ‘베깅’ 등의 곡들을 연달아 선보였다. 펜타포트로 첫 내한한 그는 곡 중간 중간 마다 “놀랍다”, “잘 즐기고 있으면 소리를 질러달라”, “함께 박수를 치며 불러보자” 등의 멘트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흥을 돋구기도 했다.
 
공연 중인 듀아 리파, 사진제공=예스컴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팀은 헤드라이너 국카스텐이었다. 보컬 하현우가 보컬 이펙터로 ‘푸에고’의 시작을 알리자 관객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메인무대를 집어삼킬 듯한 성량으로 ‘라젠카’, ‘감염’, ‘변신’ 등을 이어가자 관객들은 삽시간에 그들을 지지하는 깃발을 중심으로 거대한 슬램존을 형성하며 놀기 시작했다.
 
국카스텐 보컬 하현우. 사진제공=예스컴
 
초반부 하현우의 인이어가 들리지 않아 공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그는 “인이어가 아까부터 계속 문제였는데 여러분들이 너무 잘 놀아줘서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감격에 찬 얼굴로 “2006년 펜타포트에서 (헤드라이너)로 이 무대에 서면 한이 없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11년이 지나 저희가 무대에 서게 됐다”며 “오늘 공연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본 공연이 끝난 뒤 앙코르 무대도 이어졌다. 고(故) 신해철의 노래 ‘민물장어의 꿈’과 ‘만드레이크’, ‘한잔의 추억’ 등을 연이어 불렀고 마지막은 서태지의 ‘하여가’로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선 팬들의 매너 의식도 빛났다. 대표곡 ‘거울’을 부를 때 슬램존에서 핸드폰이나 가방을 잃어버린 관객이 발생하자 관객들은 핸드폰의 불빛을 일제히 켜며 “핸드폰”, “핸드폰”하거나 “가방”, “가방”하면서 서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며 동료애를 드러냈다.
 
국카스텐이 헤드라이너로 선 펜타포트 메인무대. 사진제공=예스컴
 
펜타포트는 13일까지 계속된다. 12일에는 영국 출신의 4인조 얼터너티브 록밴드 바스틸과 유미앳식스, 미국 팝록 밴드 DNCE, 국내 대표 뉴메탈밴드 피아 등이 서고 13일에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일렉트로닉 밴드 저스티스, 국내 대표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 등이 관객과 만난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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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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