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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눈물의 호소 "마지막 기회 달라"
황우석 사태 사과 "지난날 반성해서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정비"
과학기술계 인사 21명 지지성명 "박기영 본부장에 기대"
2017-08-10 17:40:25 2017-08-10 17:45:0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신 "황우석 사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 본부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 혁신 체계가 민주정권 10년간 많이 발전했지만 지난 9년간은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우리나라를 세계적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춘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며 "그 꿈을 제대로 실현해보고자 과기혁신본부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임명 논란을 빚고 있는 황우석 사태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는 국민께 충격을 줬고 과학기술계에도 좌절을 안겼다"며 "당시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2004년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 공저자 참여와 관련해 "논문 기획을 맡았을 뿐인데 공저자로 참여해달라는 황 박사의 연락을 받았고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결정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박 본부장은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을 뼈저리게 알고 있고, 많은 분들의 지적을 더 아프게 받아들이겠다. 연구자들 입장에서, 또 국민의 요구와 산업계의 요구를 잘 수렴해 국가의 지식·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체계를 만들고 싶다"며 과거의 허물을 거울삼아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정비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김창우 한국기술사회 부회장 등 과학기술계 인사 21명이 참석해 박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조 전 장관은 "정부가 박 본부장을 선택한 것은 영리했다"며 "과학기술계의 어려운 현안들을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도 "참여정부가 과학기술계를 많이 지원했는데 당시 정책 중 미완이 많다"며 "박 본부장에게 당시의 정책들을 완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도 박 본부장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제21회 대한민국창의과학축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소 흠이 있더라도 과학기술 컨트롤과 관련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분이라고 한다면 본인의 생각을 더 지켜보고 너그러이 생각해줄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기혁신본부장으로서의 포부와 황우석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본부장은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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