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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력' CJ vs '노하우' 오뚜기…간편식 격돌
양강구도 속 '즉석밥'부터 '냉동피자'까지 혈투
2017-07-31 06:00:00 2017-07-31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가정간편식 시장을 두고 CJ제일제당(097950)오뚜기(007310)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한창이다. 투자력을 앞세운 CJ제일제당과 36년 제조 노하우를 지닌 오뚜기가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30일 시장조사기관인 링크아즈택에 따르면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즉석섭취조리식품 매출은 지난해 4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7%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4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나 늘었다. 소매점 외의 유통채널을 포함한 전체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70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시장을 양분하며, 두 회사의 소매점 매출 점유율은 2015년 73%에서 지난해 74.6%로 높아졌고, 올해 1분기에는 80%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엔 CJ제일제당이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오뚜기에 근소한 우위를 확보한 모양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가정간편식 매출 625억 원, 점유율 43.7%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4.7%나 늘었고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오뚜기의 가정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16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 500억 원을 돌파했다. 점유율은 2015년 35.1%에서 지난해 34.6%로 떨어졌다가 올해 1분기에 35.3%로 회복했다.
 
CJ제일제당의 주도권 확보는 2015년 4월 국밥과 덮밥, 비빔밥 등 햇반컵반을 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주력제품 '햇반'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며 성장 동력이 됐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충청남도 아산시에 햇반 전용 쌀을 관리하는 종합미곡처리장(RPC)을 구축에 돌입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의 원재료인 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늘어나는 즉석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가정간편식 원조격인 오뚜기는 3분 카레, 3분 짜장으로 대표되는 '3분요리'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특히 오뚜기 '3분 요리' 시리즈는 1981년부터 지금까지 36년간 국내 즉석식품 최고 자리를 지키며 장수 브랜드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국물요리 베스트셀러로 꼽힌 '옛날사골곰탕'도 단일 제품으로 4위를 차지할 만큼 국물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엔 오뚜기가 선점한 냉동피자 시장에 CJ제일제당이 도전장을 내밀며 양사간 대결의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2015년 56억원에서 지난해 309억원으로 451.8% 증가했다. 올해 연간 판매액은 당초 업계가 예상한 400억원대를 웃돌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프리미엄 서양식 브랜드 '고메'(Gourmet)의 이름을 단 냉동 콤비네이션 피자를 출시하고, 주요 유통채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빕스 냉동피자'를 선보여왔으나 판매실적에선 오뚜기에 밀려왔고, 이번 신제품 출시로 오뚜기가 주도하는 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시장을 이끌어 온 오뚜기는 4980원 가격의 가성비를 앞세운 콤비네이션 피자, 불고기 피자, 고르곤졸라 씬피자, 호두&아몬드 씬피자 등 4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40억원 가량을 팔아 시장점유율이 70%를 넘어서 CJ제일제당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 수요가 증가하며 간편식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오너 귀환 후 5400억을 들여 충북 진천에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등 투자력으로 무장한 CJ와 36년 간편식 제조 노하우를 지닌 오뚜기의 주도권 경쟁도 더 달아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제일제당 햇반컵반 제품(왼쪽)과 오뚜기 냉동피자 제품군.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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