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건기자]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금융강국으로 발돋움하려 한다”며 중국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달러화의 가치하락에 대비해 ‘금(金)’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해놓을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아르떼홀에서 진행된 ‘1% 꿈톡쇼’ 강연에서 “중국이 미국채를 매각하면서 위안화의 가치 상승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미국채 매각이 ‘위안화의 국제화(기축통화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판단이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강연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건 기자
실제 중국은 지난해 미국채를 꾸준히 매각해왔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에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는 1조1150억 달러로 6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다시 매입하기 시작했지만, 한때 엄청난 매도량으로 일본에 미국채 보유국 1위의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기축통화’란 전세계적으로 결제나 금융거래에서 통용되는 통화를 말한다. 미국이 높은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외환위기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달러가 부족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통해 화폐를 발행하면 된다.
중국은 그동안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들여왔다. 2009년에는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고, 2015년에는 ‘제조업·무역 강국’을 주창하며 환율 전쟁에도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13년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 통화 바스켓(SDR)에 편입시켰고, 지난 6월에는 유럽중앙은행이 "5억 유로 어치의 위안화를 사들여 외환보유고에 넣어둘 것"이라고 밝히는 등 국제 시장에서 위안화의 가치를 높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김 교수는 "중국이 금융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꿈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 중국이 빠른 시일내에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을 개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창문을 열면 파리도 들어 오지만 신선한 공기가 더 많이 들어온다"는 모택동의 말을 인용하며 "본인들에게 부정적인 효과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면 이런 일(위안화의 기축통화화)을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교수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건 기자
달러의 가치 하락에 따른 '금(金)' 상품의 매수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의 가치는 떨어지고, 금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과 달러의 가치는 반비례 관계이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 하락은 곧 금 값의 상승을 의미한다.
‘달러 가치 하락’ 주장의 근거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발표하는 ‘무역가중 달러인덱스:주요국 통화지수’와 미국의 GDP를 꼽았다.
‘무역가중 달러인덱스:주요국 통화지수’는 미국이 거래하는 주요 7개국의 화폐와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낸 지표다. 김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달러는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작성된 2017년7월 통계치에서는 90선을 간신이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달러 파워가 과거와 비교했을 때 10분의 1정도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 미국 GDP는 2001년 32%에서 지난 해 24%로 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GDP의 하락은 미국 내 생산활동이 떨어진 것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뜻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지표들이 미국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라며 "금을 일정 부분 포함해놓으면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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