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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금융당국 수장 인선에 지주전환 속도낼까
공자위, 잔여지분매각 연내 추진 검토…당국 "정책현안 정상화될 것"
2017-07-04 17:02:20 2017-07-04 17:02:20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우리은행(000030)이 내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지주전환 작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사실상 공석이던 금융위원장 자리에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되면서 금융당국 인선 본격화에 따른 당국의 의사결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수장 인선이 본격화됨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은행의 잔여지분 매각 과정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지주전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 수장자리가 사실상 공석으로 이어지면서 결정권자의 부재에 따라 우리은행의 지주전환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져왔다"며 "특히 지주전환의 걸림돌이던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잔여지분 매각이 연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주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최대주주였던 예금보험공사가 작년에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과점 주주를 중심으로 한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민영화에 성공했다. 이후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결정되면서 지주전환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18.40%) 매각이 선행돼야 지주전환을 본격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점주주 방식을 통해 민영화 경영체계는 구축했지만 아직까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금융지주로 전환할 경우, 보호예수와 세금 문제 등으로 2년 간 잔여 주식을 팔지 못해 민영화의 완성이 미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과점 주주 체계 구축이후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현재(3일 종가 기준)주당 1만8000원대를 기록해 이미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회수 기준(주당 1만4262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금융위원장의 부재에 따라 의사결정권이 없어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어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희망입찰수령 방식을 통해 잔여지분을 연내 일부라도 매각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점주주들의 경영권과 영향력을 보호하기 위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지 방향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금융당국의 수장 인선이 진행됨에 따라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윤창현 민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오는 9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9월 안으로 매각 과정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융위원장의 인선을 기다려온 상황에서 공자위원장의 추가 인선까지 시일을 미룰 경우 원점부터 다시 매각을 검토해야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 변동성에 따른 공적자금 회수 문제도 걸려있어 금융권에서는 잔여지분 매각 시기가 올 하반기가 적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금융위원장의 인선이 마무리되면 당국의 정책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이번 잔여지분 매각 마무리를 통한 지주전환에 대해 기대하는 눈치다. 앞서 이광구 은행장은 연임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숙원 사업이던 민영화 이후 지주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잔여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의 마무리가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융당국의 의사결정에 따라 지주전환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달 아주캐피탈(03366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신설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아주캐피탈 인수를 사실상 주도했다. 이번 인수성사로 우리은행은 지난 2013년 우리파이낸셜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매각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기반 마련해 지주전환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내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지주전환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회현동 소재 우리은행 본점의 모습.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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