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대선에 출마한 원내5당 후보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당당한 서민 대통령'(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국민이 이긴다'(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보수의 새희망'(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노동이 당당한 나라'(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정운영 방향은 후보들의 말과 공약으로 구체화되고, 선거 후 실제 정책에 반영되며 유권자들의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로 나타나게 된다. 지향하는 이념, 당의 기반이 되는 지역과 세대는 저마다 다르지만 후보 모두가 '이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과제들이 있다. 실제 정책 추진 단계나 국회 입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원칙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만큼 9일 이후 우리 생활에 가장 먼저 다가올 수 있는 변화들을 살펴봤다.
육아휴직 활성화 하고 월 10만원 이상 아동수당 신설
차기 정부에서는 일정한 나이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가정에 지급되는 '아동수당'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급액수와 기간, 대상에 있어 각 후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자녀 1인당 월 10만원 이상의 아동수당 지급을 약속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소득 수준에 상관 없이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문 후보는 정책시행 초기에는 만 0~5세 아동을 대상으로 수당을 지급하고, 추후 지급액수와 대상을 늘려간다는 입장이다. 유 후보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심 후보는 만 0~11세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되 일정 소득기준 이상 가구에 대해서는 이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클로백'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원대상을 소득하위 80% 이하로 정했다. 연령과 금액은 만 0~11세 아동, 월 10만원 수준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미래양성바우처'라는 이름의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소득하위 50% 이하 가구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를 대상으로 월 15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보육교사와 시설의 전문성, 비용부담 등에서 학부모의 수요가 높은 공공보육시설 확대도 모든 후보가 동의하는 내용이다. 유치원 입소 추첨 결과에 애간장을 태우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이용 아동비율을 전체의 40% 수준으로 확대한다. 홍 후보는 국공립어린이집뿐만 아니라 직장어린이집, 가정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전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안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과 공립 유치원 이용아동비율을 각각 20%,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사업장 기준을 전체 근로자 200명 이상으로 낮출 계획이다.
유 후보는 민간·가정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고, 국가가 운영비와 인건비, 교사교육을 지원하는 공공형 어린이집 수 등을 확대해 공공보육시설 이용아동비율을 현재 28%에서 2022년까지 70% 수준으로 대폭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심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아동비율을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육아휴직의 실효성을 높이는 대책도 다수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후보가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인상과 배우자의 유급 출산휴가일수 확대, 육아휴직 종료 후 불이익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약속하고 있다.
유 후보의 경우 '육아휴직 3년법' 제정을 약속했다. 육아휴직 사용에 현실적인 제약이 상당한 민간기업 근로자들에게도 육아휴직 3년을 보장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자녀의 연령도 기존의 '만 8세‘ 이하 자녀에서 '만 18세'로 상향하겠다고 밝혀 성장기 자녀에 대한 돌봄의 중요성을 환기시킨 바 있다.
'칼퇴근법'에 '퇴근 후 카톡금지'까지
한때 '사축'이라는 표현이 유행이었다. 회사에서 가축처럼 일한다는 뜻의 이 말은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처지를 자조하는데 쓰인 말이다. 최근에는 밤샘 작업과 회사내 숙식이 일상이었던 게임회사 직원들의 사망 소식이 몇 차례나 반복됐다.
노동시간 단축도 각 후보들의 공약수 중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2015년 기준)에서 한국은 연평균 근로시간 2113시간을 기록하며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문 후보는 법정근로시간 주 52시간 상한제를 전면시행해 매년 80시간 이상의 노동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임기 내에 연 1800시간대 노동시간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출퇴근시간 기록의무제(칼퇴근법) 등을 통해 이를 이룬다는 계획인데 안 후보 역시 이에 동의한다.
홍 후보는 주당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고 휴일근로시간을 연장근로시간에 포함해 근로시간 단축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운수업 등 26개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10개 업종으로 축소해 사각지대를 해소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홍 후보는 최근 한 여성경제인단체와의 간담회에서 "대통령 후보 중에 노동시간 단축하겠다는 후보가 있는데 노동시간만 단축하는 것은 부정적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월급을 많이 받겠다고 하면 도둑놈 심보"라고 말해 당 공약집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밝혔다.
유 후보는 자신이 제안한 '칼퇴근법'에 퇴근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업무지시를 하는 '돌발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에 근로시간 기록·보존 의무를 부여하고, 현행법에 규정된 1주 12시간 초과근로시간 한도 외에 연간 단위의 초과근로시간 한도도 규정할 예정이다. 심 후보 역시 연 1800시간 노동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단계적으로는 일자리 나누기 등을 위한 주35시간 노동제를 추진한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도 눈앞
최저임금 1만원 시대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 모두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약속하고 있다. 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2020년,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임기 내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 마련도 병행한다.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가 지난달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토론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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