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무재조정 시중은행 조건부 동의할듯…국민연금 설득은 난항
은행들 "사채권자 합의 전제되면 출자전환 동의"…내달 17~18일 사채권자 집회 분수령
입력 : 2017-03-28 08:00:00 수정 : 2017-03-28 08:04:44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유동성 지원 방안의 첫 단계인 채무조정작업이 시작됐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여신, 기관·개인 사채권자 보유 회사채가 '출자전환' 대상으로, 이들 이해관계자 모두가 동의해야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이 대우조선에 투입된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요청을 거절하기 힘든 만큼 채무재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다음달 17~18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채무재조정의 열쇠를 쥔 국민연금이 원론적 입장만 표명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대우조선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시중은행 등을 불러 채무조정과 대우조선 지원방안에 대한 세부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지난 23일 대우조선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중은행이 갖고 있는 대우조선 무담보채권 7000억원 가운데 80%(5600억원)는 출자전환하고 20%(1400억원)는 만기를 5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산업업은행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시중은행 실무자들에게 설명하고, 향후 대우조선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방식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 특히 산은은 이날 실무진들과 세부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대우조선 지원안에 대한 확약서를 향후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날 실무 논의를 시작으로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는 채권단협의회에서 지원 내용을 최종 확정하게 될 것"이라며 "내달 사채권자들을 설득하려면 시중은행의 지원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채권은행과 채무재조정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만큼 특별한 반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우조선 지원 방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시중은행의 출자지원 약속을 구두로 받은 상태다.
 
그 다음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의 열쇠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채무재조정이다. 특히 가장 많은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채무재조정 찬성 여부가 사실상 대우조선의 운명을 결정할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은 다음달 17~18일 이틀간 회사채 보유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금융당국이 대우조선 지원을 위해 내건 선결조건에는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의 출자전환과 만기유예 등이 있다. 대상 회사채 및 CP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이중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3년유예·3년 분할상환된다.
 
1조5000억원 중 회사채 규모가 1조3500억원으로, 국민연금은 가장 많은 3900억원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4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4400억원의 40% 가량을 국민연금이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면 모든 지원 방안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이 경우 대우조선은 초단기 법정관리(P플랜·Pre-packaged Plan)로 들어가야 한다.
 
국민연금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신중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은 최순실 등 비선실세 압력으로 지난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곤욕을 치렀는데, 또 다시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회사채 개인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반대하면 대우조선이 사실상 청산되는데, 그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식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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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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