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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특정 회계법인과 '붙박이' 감사
삼성전자·현대차 등 5곳 교체 전무…분식회계 적발돼도 회계법인 유지
2017-01-25 15:32:45 2017-01-25 15:56:41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500대 기업이 동일 회계법인에 ‘붙박이 감사’를 맡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5곳은 1998년 이후 20년 가까이 단 한 차례도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유착이 고착화되면서 감사 투명성에 대한 신뢰 문제와 함께 분식회계 등 경제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CEO스코어는 25일 국내 500대 기업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483개 기업의 2015년 말 기준 외부감사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긴 기간이 평균 6년8개월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중공업, 영풍, 한국야쿠르트 등 5곳은 외부감사인을 공시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은 삼일회계법인에, 현대차와 한국야쿠르트는 안진회계법인, 영풍은 한영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고 있다.
 
15년 이상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는 기업도 이들 5곳을 포함해 45곳에 이른다. SK건설, 포스코건설, 호텔롯데, 삼성카드 등 17개 기업이 17년째 같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고, 삼성생명, 포스코에너지, CJCGV 등 17곳은 16년째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LG화학, CJ푸드빌 등 6곳도 15년째 회계법인이 붙박이다. 10년 이상 같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도 기아차, 롯데쇼핑, 아모레퍼시픽 등 전체 4분의 1에 가까운 114곳(23.6%)이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는 25일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분식회계 등 부정 회계조작이 적발됐음에도 감사법인을 바꾸지 않은 사례를 지적했다. 2003년 SK글로벌 사태 파문을 일으켰던 SK는 여전히 해당 기업(현 SK네트웍스)의 장부를 당시 감사법인이었던 한영회계법인(옛 영화회계법인)에 맡기고 있다. 효성의 경우 2014년 분식회계 적발 당시 회계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에 3년간 더 감사를 맡기도록 금감원이 지정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삼성그룹 붙박이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삼성SDS BW 헐값 발행, 삼성 비자금 사건등을 방지하지 못했다.
 
한편, 정부는 문제가 커지자 동일 회계법인에 6년 이상 회계감사를 맡기지 못하도록 ‘선택지정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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