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강화 방침'에 지배구조 변화 촉각
KB 회장-은행장 겸임 체제 탄력 받을지 관심
농협금융·우리은행, 지주사 강화 논의 이어질 듯
입력 : 2016-12-25 12:00:00 수정 : 2016-12-25 16:00:2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지주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지주사들이 지주사 및 계열사 역할 변화가 향후 지배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은 앞으로 금융사별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감독당국·업계·전문가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지주사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관하는 공청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한 가운데 내년에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방안의 핵심은 겸직 활성화와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 확대다.
 
은행이 금융지주의 자산과 수익을 대부분 차지해 금융지주사 회장의 역할이 제한됐는데 앞으로는 지주사 회장이 은행 등 계열사 사장을 함께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계열사들을 이끌고 가는 견인차 구실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끝나는 KB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우리은행(000030) 등은 고민이 깊어졌다. 금융지주사 경쟁력 방안이 현직 회장의 역할 강화 등을 비롯한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이어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4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11월에 임기가 끝난다.
 
KB금융(105560)은 지난 2014년부터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조직 안팎에서는 지주회사 설립의 취지에 맞춰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직의 분리를 언제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내년은 윤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권 재량을 강화하되 겸직 확대를 허용하는 경쟁력 강화 방안이 나오면 윤 회장이 내년에도 회장-행장 겸직을 유지할 명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법령 해석이 나와봐야 알 수 있겠지만 내부에서는 이미 겸직 유지를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사 회장의 역할과 위상을 두고 말이 많은 곳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서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농협금융의 통제를 받으면서 중앙회의 통제도 함께 받는 지배구조 체계다.
 
최대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경우 중앙회 출신이 은행장에 선임되는 반면, 금융지주 회장은 외부가 선임되는 경향이 있다. 당국의 금융지주사 강화방침이 구체화 되면 농협금융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영화 작업을 벌인 우리은행은 내년 초 새로운 행장 선출과 함께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지난 2014년 4차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보험 등 핵심 계열사를 분리 매각하면서 우리금융지주를 해체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카드사, 연구소 등만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이 나와도 경쟁사들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데 내년 초부터 우리은행 경영을 맡게된 과점주주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변수로 남아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경쟁력 방안은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이지만 지배구조 변화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주사 체제를 구성한지 얼마 되지 않거나 최근에 내홍을 겪은 금융사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적용할지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사와 계열사의 CEO의 겸직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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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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