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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르노삼성, '택시시장' 쟁탈전
그랜저·SM7,수소·전기택시 '맞불' 경쟁
2016-12-21 06:00:00 2016-12-21 06:00:00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택시시장에서의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통상적으로 현대차(005380)는 신차 효과와 고급 이미지 관리를 위해 택시모델을 신차 출시 후 일정 시간이 지나고 판매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출시 전 신차공백 시기에 르노삼성 SM7에  빈틈을 준 중대형 택시시장에 1% 점유율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신형 그랜저 출시와 동시에 택시모델 판매를 시작하는 승부수를 띄었다. 또한 전기택시시장에서 다소 앞서나가고 있는 르노삼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수소택시를 도입하기도 했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11월 개인 사업자 출고대수 기준으로 현대차 그랜저는 1200여대가 판매됐다. 반면 르노삼성 SM7의 누적판매량은 133대를 기록했다.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연 4만대 규모의 국내 택시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85~90%로 절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신형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그랜저 판매량이 다소 주춤하면서 준대형 택시시장에서의 SM7에 주도권을 내줄 뻔 하기도 했다. 이에 신차 출시와 동시에 액화석유가스(LPG) 택시 모델을 출시하며 1위자리 탈환을 위해 현대차가 승부를 던진 것이다. 그랜저 택시는 3.0 LP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235마력(ps), 최대토크 28.6㎏f·m에 복합연비 7.6㎞/ℓ(17인치 타이어, 구연비 기준 7.8㎞/ℓ)를 달성했다. 고강도 경량 차체에 핫스탬핑 및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사용, 기존차 대비 차체 강성이 약 23% 향상됐다. 또 사이드 에어백, 운전석 무릎에어백, 커튼에어백 등 9에어백 시스템을 갖췄다.
 
르노삼성은 SM7 택시에 영업용에 특화한 편의장치를 적용하고 가격을 경쟁모델보다 117만~145만원 낮추며 이에 맞서고 있다.
 
SM7 택시에 적용된 대표적인 편의장치인 도넛탱크는 기존 트렁크의 절반을 차지하던 LPG 연료탱크를 납작한 환형 탱크로 제작해 스페어 타이어 공간에 장착한 것을 말한다. 이는 택시업계 관계자들의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으로 이를 위해 르노삼성은 200억원을 투자했다. 도넛탱크는 좁은 트렁크 공간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택시는 소모품 교환이 잦고 내구성이 강해야 한다는 택시기사분들의 품질에 대한 입소문이 중요하다”면서 “현대차만의 AS망과 배기량에서도 경쟁모델 보다 높은 3.0 LPi로 강한힘과 안락한 승차감을 발휘하는 만큼 차별화 된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국내 최초로 운용하고 있는 투싼ix 수소전기차(왼쪽)과 제주도에서 열린 '전기택시 100대 운행 기념 발대식'에서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르노삼성 SM3 Z.E. 사진/각사
또한 양사는 친환경차 택시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처음 제주도에 전기택시를 보급한 르노삼성은 올해까지 서울, 대구, 제주도에 총 215대의 전기택시를 보급하며 전기택시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최초 전기택시 모델인 르노삼성의 준중형 세단 전기차 SM3 Z.E.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135km, 최고속도 135km/h의 성능에 전기차 중 가장 넓은 실내공간 등 뛰어난 실용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최초로 투싼ix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택시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택시 시범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우선 울산지역 수소택시 10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지역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고정적으로 수요가 있는 택시시장에 대한 자동차업체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택시는 움직이는 광고판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근 자동차업체들이 택시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모델이 지난 10월 김포항공산업단지에서 열린 '신형 그랜저 공식 출시행사'에서 신형 그랜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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