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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ICT소식통)뜨거운 중국 VR 시장, 거품론도 고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투자 봇물…2020년 550억원위안 전망
임금체불·기업파산 등 부작용 속출…"기술·자본 필수"
2016-11-24 10:01:20 2016-11-24 10:01:20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가상현실(VR)은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 주역으로 꼽힌다. 차세대 먹거리를 향한 업계의 발걸음도 자연스레 빨라지고 있다. 정부까지 나서 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중국의 열기는 특히 뜨겁다. VR을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는 물론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줄을 잇는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만큼 그림자도 커지고 있다. 파산을 하거나 감원을 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 기술과 자금력이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가상현실(V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품론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선전에서 열린 하이테크페어에서 관람객들이 VR게임을 체험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신화
 
18일(현지시간) 중국 펑황망에 따르면 레노버 그룹 산하 창업투자기관 '레노버창투그룹(LCIG)'은 최근 베이징 당훙치텐그룹의 '쏘리얼(SoReal)'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쏘리얼은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공동창업자로 참여해 지난 3월 선보인 VR 전문 브랜드다. LCIG는 쏘리얼에 대한 투자를 통해 'VR엔터테인먼트 생태계' 구축에 일조코자 한다. 
 
LCIG의 투자는 VR 산업에 대한 중국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올해는 중국 VR 산업 발전의 원년이라 불릴 만큼 기업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대형 스크린 업체 아이맥스는 이달 초 5000만달러 규모의 VR펀드를 조성했고 화이브라더스, 화처미디어 등 대형 미디어 기업들도 VR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산업기금을 만드는 형식으로 VR 산업에 진입하고 있다. 
 
바오펑모징을 필두로 하는 VR헤드셋 제조업체도 우후죽순 늘었고, 10~30위안에 이용 가능한 VR체험방도 전국에 2000여개나 생겼다. 중국 아이메이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15억4000만위안 규모의 중국 VR 시장 규모가 올해에는 56억6000만위안, 2020년에는 55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VR시장의 잠재적 이용자도 3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순항하는듯 보였던 시장 곳곳에서 이상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직원들의 임금이 길게는 4개월간 체불되고, 관련 기관에 노동 중재를 신청하는 사례들이 잇달아 보고되는 것. 이들 업체들은 최근까지도 VR콘서트를 기획하고 AR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등 외형적으론 문제가 없어보였다. 지난 2014년 200여개에 달했던 VR헤드셋 제조업들은 현재 60개 정도로 줄었다. 헤드셋 업체 선두격인 바오펑모징은 지난달 500명의 직원 중 200명을 감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VR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의 70%가 파산했다"고 증언했다. 
 
급격하게 큰 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 장징청 중국창의산업연구센터 주임은 "VR은 신기술 영역으로 파급 분야도 점점 커지고 창출되는 부가가치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다보니 기업 파산, 시장 퇴출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술력도 없이 다른 기업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플레이어가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VR 산업의 적자생존이 시작됐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기술과 자본의 뒷받침이 기본 전제다. 장 주임은 "VR 산업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다양한 상품을 갖춘 경쟁력 있는 기업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원천 기술로 핵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 확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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