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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ICT소식통)체면구긴 바이두, AI로 부활하나
매출 감소·경영진 비리 등 내홍 잇달아…BAT 위상 흔들
2016-11-10 09:12:39 2016-11-10 09:12:3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3대 IT기업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한 축인  바이두가 흔들리고 있다. 실적 악화에다 최고경영진의 비리 문제까지 설상가상이다.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신규 성장 동력 마련코자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사진/뉴시스·AP
 
5일(현지시간) 펑황차이징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바이두직업도덕위원회는 지난 4일 저녁 전직원들에게 리밍위안 부총재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리 부총재의 비리에 관한 제보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으며,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났다는 것. 바이두가 확인한 리 부총재의 비리는 ▲인수합병(M&A)를 진행 과정에서 피인수 기업 담당자와 거액의 돈 거래가 오고 간 점 ▲리 부총재 관할의 게임 협력사 담당자와 개인적인 돈 거래가 포착된 점 ▲리 부총재가 개인적으로 투자한 회사가 바이두와 업무상 연관이 있음에도 절차대로 알리지 않은 점 등 크게 세 가지다. 
 
지난 2004년 학부 재학 시절 바이두에 입사해 2013년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는 최연소 부총재로 승진한 리 부총재는 '황태자'로 불리며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주목받아 왔다. 그런 그의 몰락은 업계에 적잖은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의 일부 주주들은 이사회에 책임을 묻거나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이두의 악재는 이 뿐이 아니다. 지난 2분기 8년 만에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는 창사 후 첫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지난달 27일 바이두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0.7% 줄어든 182억5000만위안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183억2000만위안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중국 정부의 의료광고 규제 등의 여파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검색 광고 매출이 164억9000억위안으로 7% 줄어든 영향이 컸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바이두의 의료 검색 광고를 온라인 광고로 분류하고 검색 광고 매출의 3%를 부가세로 부과키로 했다. 지난 5월 중국의 한 대학생이 바이두 검색으로 찾은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 사망한 사건에 대한 후속조치다. 
 
계속된 악재에 바이두의 기업가치는 계속해 축소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두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4일 기준 바이두의 시가총액은 581억8000만달러. 중국 IT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알리바바(2434억6000만달러), 텐센트(2441억2000만달러)와 함께 거론되기 민망한 수준이다.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추정 기업가치 750억달러보다도 못하다. 
 
우버는 바이두를 합작 파트너로 삼아 중국시장 공략을 추진했으나 디디추싱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철수를 선택했다. 사진/뉴시스·신화
 
문제는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검색 시장에서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고, 신규 사업영역인 O2O 시장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 노출돼 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알리바바의 중국 디지털 광고시장 점유율이 29%로 바이두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두의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7%포인트 하락한 21%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2018년에는 알리바바의 점유율이 33.7%, 바이두가 17.6%로 두 회사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O2O 시장에서는 바이두의 열세가 보다 명확하다. 3분기 바이두의 음식배달 서비스 바이두와이마이의 총거래액이 전년 동기대비 150% 증가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메이퇀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회사측은 근거 없는 루머라고 일축했지만 메이퇀과 바이두와이마이 합병설이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는 바이두의 합작 파트너인 우버가 디디추싱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바이두는 AI에 미래를 걸고 있다. 검색과 뉴스피드 광고 기술 분야에 적용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 다가오는 AI시대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의사의 진료를 돕는 챗봇 '멜로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멜로디는 진료 전 환자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환자 대신 진료 예약을 해준다. 의사를 대신해 논문이나 온라인 포럼 등의 의료 데이터를 찾아주기도 한다. 구글 출신 딥러닝 엔지니어를 영입하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바이두는 유망한 스타트업 투자 등을 목표로하는 투자캐피탈도 설립했다. 지난달 초기 자금 200억위안으로 출범한 바이두캐피탈은 초기 개발단계 이후의 인터넷기술과 스타트업 등에 프로젝트별로 5000만~1억달러를 투자한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공격적 M&A로 몸집을 불리는 사이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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