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친박계 전면 공격…새누리 내홍 속으로
대변인·홍보본부장 등 사퇴…분당까지 이어질지 관심 높아
2016-10-31 16:59:05 2016-10-31 16:59:05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내홍을 겪고 있다. 그 동안 당내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비박(박근혜)계가 31일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친박(박근혜)계 지도부 총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연판장까지 돌렸고 의원총회까지 요구한 상태다.
 
비박계 의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현 지도부가 국민 앞에 새누리당의 목소리와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힘들다는 점에 공감하고 총 사퇴를 요구한다는 것에 뜻을 함께 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날 모임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는 회의에서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재창당 수준의 납득할만한 수준의 조치들이 당에서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단호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비박계가 친박계와의 선 긋기에 나서면서 차별화 전략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박계 입장에서는 친박계와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지 않을 경우 내년 대선에서 도매급으로 팔려나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사태 수습이 먼저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려울 때 그만 두고 물러나고 도망가고 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쉬운 선택”이라며 사실상 비박계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일단 비박계가 친박계를 향해 칼을 빼들기는 했지만 친박계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비박계의 다음 행동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예전처럼 비박계가 바로 꼬리를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친박계가 마지막 보루인 지도부 자리를 비박계에 내주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친박계와 비박계가 본격적인 분당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비박계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당내에서 주류를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포기하기 힘들고, 친박계 입장에서는 여기서 밀리면 완전히 끝이라는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비박계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다.
 
아울러 이날 김현아 대변인, 오신환 홍보본부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이 한꺼번에 사퇴하면서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 대변인은 “현행 지도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판단되며 이 어려운 시기에 당 대변인직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해 부끄럽다”며 “당과 정부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전달하기 위해 고뇌 후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김 대변인과 오 본부장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으며, 추가로 당직을 맡은 의원이 사의를 밝힌다면 그 뜻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 등 현 지도부가 길게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비박계 요구를 거부할 경우 내분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길게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을 갖고 현 정국을 타개할 수습책을 모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동에 참석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야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고 일방적으로 퇴장하는 바람에 회동은 파행됐다.
 
정 원내대표는 “어제 저희 당에서 야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을 심사국고 끝에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통령에게 건의 드렸다”며 “그런데 이후 즉각 나온 야당의 반응을 보고 참으로 놀랐다. ‘일고의 가치가 없다’ ‘꼼수’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국정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대통령을 끌어내리자는 것인가”라고 강력히 항의한 뒤 의장실을 나왔다. 이에 정 의장은 “여당이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퇴장해 회담을 무산시킨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야당의 거국내각 거부 문제에 대해 항의하며 국회의장실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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