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현직 검사장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관련해 "법률적·정치적·윤리적·도덕적 모든 책임은 입법자들과 그 입법 과정에 관여하고 방기한 사람들이 져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책임을 국회로 떠넘겼다"고 했습니다.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지난 3일 저녁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드디어, 지옥문이 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누더기 걸레' 같은 형소법이 다수 국민과 법조계,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월31일 국회를 통과했다"며 "앞으로 형사사법기관 사이의 권한의 공백과 절차 흠결로 인하여 그야말로 모든 형사사법절차에서 실무상의 대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전주지검장 시절인 2024년 5월16일 전주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실체적 진실 규명 실패, 절차 지연으로 인해 부패 정치인과 공직자를 포함해 범죄자들은 처벌을 회피할 수 있는 반면, 피해자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에 빠질 것"이라며 "공소청법 제정과 형소법 개정은 바로 그 지옥문을 연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박 연구위원은 '지옥문 개방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로 이 대통령과 김민석 전 국무총리,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을 거론했습니다. 그는 먼저 "제도 설계의 실패 또는 악의적인 설계로 인한 오류를 검사들의 개인 역량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형소법 개정의 책임을 국회로 떠넘긴 이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당권 경쟁을 위해 국무총리 재직 중 '검찰개혁추진단이 마련한 형소법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한 김 전 총리, 마치 제3자인양 우회적인 우려만 표명할 뿐 위헌적 법률의 통과와 시행을 막지도 합리적 대안을 관철하지도 않은 채 방관하고 있는 정 장관 등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피해자들과 국민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는 그 순간이 바로 이들이 책임져야 하는 때"라며 "대검찰청이라도 나서서 불변기간 내에 개정 형소법에 대해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가처분을 청구하시길 요청드린다. 위헌성을 시정하는 건 검사로서 책무를 적절히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습니다.
한편, 박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 전주지검 검사장을 역임했고, 2025년 7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습니다. 그는 전주지검장 시절인 지난해 4월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가 연루된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한 뒤, 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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