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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균주 논란 공방 '가열'
1위·후발주자 대결 구도… 국산 보톡스 전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 우려
2016-10-20 06:00:00 2016-10-20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주름 개선 등에 사용되는 보톡스(보툴리눔톡신)의 균주 출처를 두고 국내사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가며 가열 양상이다. 메디톡스(086900)가 경쟁사에 균주의 기원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균주 브로커를 통해서 사온 게 아니냐는 게 그들의 속내다. 
 
후발주자인 휴젤(145020)대웅제약(069620)은 합법적 절차에 의해 균주를 자체 발견했다며 의도적인 모함이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메디톡스가 연구 목적으로 도입한 균주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했다며 비합법적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최근 휴젤과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톡스 균주 기원 규명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제약사들이 보톡스 균주 발견에 대한 정황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균주는 보톡스의 원료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톡스는 균주를 무한 배양시켜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의료진은 완제품을 희석시켜 피부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완제품에는 균주가 워낙 소량 들어 있기 때문에 균주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톡스는 미국계 엘러간이 1989년 출시한 이후 현재는 7개의 제품이 전세계 판매되고 있다. 7개 제품 중 5개 제품의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학에 기원을 두고 있다. 
 
과거 미국 균주은행(ATCC) 등 균주 분양업체에서 합법적 절차로 균주를 사고팔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911테러가 일어난 이후 균주 분양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정상적인 절차로는 균주를 확보할 수 없자 불법 분양 브로커들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실제 일부 제약사 관계자는 "보톡스를 개발하기 위해 브로커와 접촉한 적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메디톡스가 드러내놓고 얘기하고 있지 않지만 이들 경쟁사가 자사 균주를 훔쳤거나 브로커를 통해 구입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균주를 누가, 어떤 방법으로 발견해 획득했는지, 혈청학적 분류와 형태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휴젤과 대웅제약은 자체적으로 축사 등에서 보톡스 균주를 발견했다고 반박했다. 보톡스는 19세기 부패한 소시지 통조림에서 균주가 발견돼 의약품으로 개발된 유래를 가지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토양에서 보톡스 균주를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이미 90년대에도 논문 및 다양한 자료가 있다"고 반박했다. 휴젤 관계자는 "균주를 자체 확보하고 개발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개발과 관련된 회사의 중요한 기밀자료를 공개하라는 주장은 당황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맞섰다. 
 
이어 대웅제약 관계자는 "오히려 연구목적으로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는 메디톡스 균주가 상업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업체간 다툼이 국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제품이 국내 시장을 거의 장악한 상황에서 업체들끼리 싸움은 서로 득이 될게 없다"며 "결국 소비자의 몫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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