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국정감사 시작 나흘만에 국방위 회의를 주재하고 방위사업청 대상 국감을 개의했다.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국감을 ‘보이콧’한 이후 새누리당 소속 의원을 위원장을 둔 상임위로서는 처음으로 국감을 개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방위 국감 시작 전 국방위원장실로 출근하며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을 여러 번 해왔다. 제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를 진행하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27일과 같이 조직적으로 김 위원장의 회의 개의를 막지는 않았다. 지난 27일 김 위원장은 국감 회의 주재를 소속 위원들에게 알렸지만 새누리당 소속 동료의원들의 물리적 저지로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회의 시작 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이 김 위원장실로 찾아와 “여야가 강대강 대치 상황에서 오히려 대치를 촉진시킬 것이다. 새누리당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오늘 새누리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야당 국방위원들게 양해 말씀 드린다”며 “우리가 지난번 국방부와 합참 국정감사를 하지 못했는데 국회가 정상화되면 현장 일정을 조종해서라도 국방부와 합참 국감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김영우 위원장의 결단에 감사드린다. 우리 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결단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초선입니다만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를 바로보고 해야하는지 일깨워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의 엄중한 현실을 생각해 새누리당 위원들도 조속히 합류해주시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국감 참여로 국감을 ‘보이콧’했던 새누리당의 명분도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국감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국감 보이콧이 길게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을 벌이고 있는 이정현 대표까지 전날 국감 참여를 당부해 한때 당이 혼란스러운 상태까지 빠진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박근혜)계를 중심으로 국감 참여는 절대 불가하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지만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의 선서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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