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야당의 단독 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사실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여야의 대립은 물론 현 정부와 야당의 대립으로 사안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2016 장차관 워크숍에서 "20대 국회에 국민들이 바라는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며 "나라가 위기에 놓여 있는 이러한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 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국회에서 통과된 김 장관에 대해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특히 "요즘 제가 즐겨듣는 노래 중 하나가 '달리기'인데요, 입술도 바짝바짝 마르고 힘들지만 이미 시작했는데 중간에 관둔다고 할 수 없고 끝까지 하자는 그런 내용"이라며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비유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이 법안들은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또 민생의 문제보다는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김 장관을 포함한 장·차관들에게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국민을 위해 뛰어주셨으면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만약 박 대통령이 이번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헌정 사상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헌정 사상 총 5차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해당 국무위원은 모두 대통령 해임 혹은 사표 제출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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