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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대우조선 특혜 의혹 제기… "산업은행이 5900억원 대출"
외평기금 외화대출 이용…"산은, 목적 외 사용 용인"
2016-08-31 14:50:37 2016-08-31 16:19:46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5억3000만달러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외국환평형기금 외화대출 제도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2014년 9월 29일과 2015년 2월 26일 각각 3억 달러, 2억3000만 달러 등 총 5억3000만 달러(약 5900억원)를 대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은이 외평기금 외화대출을 통해 대출을 승인한 66건 중 가장 큰 금액이고, 전체 산은 배정액인 22억5000만원의 23.5%에 해당한다.
 
2014년 5월 기획재정부는 시중금리보다 최대 0.9%까지 저렴한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한 100억 달러 규모의 외화대출 제도를 발표했다. 이 외화대출 제도는 최초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재 수입과 해외 건설·플랜트 사업 등에 한해서만 가능했다. 이후 투자와 건설의 불황으로 본 제도가 활용되지 못하자 기재부는 150억달러로 총 규모를 확대하고 수입재구매자금(운전자금)도 대출할 수 있게 했다. 
 
기재부가 반드시 위 3가지 용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했음에도 산은은 이 외화대출제도를 이용해 수입재구매자금 및 일반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우조선해양에 5억3000만 달러를 특혜 대출을 해주면서 목적 외 사용을 사실상 용인했다.
 
먼저 규정상 대출금액을 용도에 맞게 썼는지 실수요증빙을 해야 하는데 대우조선해양은 증빙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실제 제출된 실수요증빙자료를 보면 하청비용, 기술용역비까지 포함돼 있다”며 “이는 수입재구매자금과 전혀 관련이 없는 목적 외 사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금을 통째로 목적 이외로 사용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최초 3억 달러 수입재구매 운영자금으로 대출받아 산업은행에 1억 달러, 시중은행 두 곳에 각 1억 달러씩 2억 달러를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6월 15일 발표된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원 감사보고서에도 나와 있다.
 
산업은행은 반년 뒤 또 2억300만달러를 대우조선해양에 대출해 줬다. 이번에는 수입재구매 운영자금이 아닌 일반운영자금으로 대출해 줬다. 산업은행이 대출한 외평기금 외화대출 중 일반운영자금 대출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
 
박 의원은 “두 건 모두 최초 승인당일에 바로 나갔는데 최초 승인일과 대출날짜가 동일한 사례 역시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며 “국민의 세금이나 다름없는 정책금융을 특정기업에 막대한 특혜를 주기 위해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8일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홍보대행업체 N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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