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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외국 자본, 노사 갈등 '몸살'
대화 결렬 오비맥주 '총파업' 돌입…'글로벌스탠다드' 강요 속 충돌 곳곳
2016-08-19 06:00:00 2016-08-19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외국 자본이 경영을 좌우하는 회사들의 반복되는 노사 간 대립이 재조명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하며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언뜻보면 임금 인상률에 대한 이견으로 보이지만 외국계 대주주와 CEO 체제 아래 국내 주류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오비맥주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회사와 30여 차례 임금단체협상을 했지만, 모두 결렬돼 '총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노조는 사측이 목표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덜 지급하고, 사실상 임금 축소에 나섰다고 지적하는 반면, 사측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해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며 임금과는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2014년, 글로벌 주류회사 'AB인베브'에 5년만에 재인수된 뒤 노사 갈등이 지속돼 왔다.
올 초에는 노조가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대표를 근로시간 위반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엔 복수 노조 동의 하에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통해 111명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오비맥주는 외국계 대주주와 외국인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순한 언어 차이를 넘어 소통의 장벽은 더 컸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외국계 기업인 테스코에서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의 과정에서 극심한 노사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테스코가 과도한 매각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먹튀 매각이라는 논란부터 구조조정설에 이르기까지 숱한 우려를 낳은 것이 발단이 됐었다. 
 
일본계 회사 JTI코리아도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지난해 9월 경영난을 이유로 전국 26개 지점 중 7개 지점을 없애면서 10%의 인력을 감축했고 노조가 인력감축에 강하게 반발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조합원을 추가 해고 하는 등 극단의 대립으로 치닫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의 위스키를 생산·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노사 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다 극적으로 타결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강조하는 외국계 기업이 한국 문화를 이해 못하거나 이를 해결하려는 소통마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외국 자본이라 하더라도 타깃이 한국 시장이라면 특수성을 이해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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