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음악은 상호작용과 소통…우리 일상과 같죠"
2016-08-11 09:12:45 2016-08-11 09:12:45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서로 다른 장르의 두 뮤지션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위해 뭉쳤다. 한 사람은 지난 2003년 데뷔해 대중가요를 해온 싱어송라이터, 또 한 사람은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재즈 드러머다. 두 사람은 음악과 문화를 통해 삶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토크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특별한 만남의 주인공은 가수 하늘해와 재즈 뮤지션 주드킴이다.
 
재즈를 주제로 한 기업 강의를 통해 스타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주드킴은 오는 31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서울 강남 엠팟홀에서 토크 콘서트 '주드킴의 작업재즈'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는 컨설팅 교육업체 CREATIVE13(www.creative13.com)이 주최하는 기획 공연 '문화가 있는 날 13'의 일환으로 열리는 공연이다. 하늘해는 지난 1일부터 엔터크라우드(www.entcrowd.com)를 통해 예매가 진행되고 있는 이번 공연의 기획, 연출을 맡았다. 하늘해와 주드킴을 만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즈 뮤지션 주드킴.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하늘해)일반적인 콘서트들도 많고, 인문학 강의도 많아요. 하지만 재즈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주드킴이 기업 강의에서 재즈에 대한 명쾌한 소개를 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일반 대중들에게 재즈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장르예요. 하지만 주드킴은 재즈를 주제로 한 강의로 스타 강사의 위치까지 올랐는데요. 비결이 있나요?
 
▲(주드킴)시대적인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지금은 당장 석 달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시기잖아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서점에서 자기개발서나 성공, 힐링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팔리고요. 많은 책들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즐길 수 있어야 하죠. 그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도구가 음악이고, 저는 그 중에서도 재즈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거죠. 기업들이 사람을 뽑을 때 전문성만 보는 게 아니잖아요. 전문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고들을 융합할 수 있나,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나 등을 보거든요. 그게 재즈고 음악이에요. 재즈는 예측 불가능한 음악이고, 연주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행되죠. 다른 사람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연주가 진행이 안 돼요. 우리 일상과 같죠. 일상 생활도 다 소통이잖아요.
 
-그래도 재즈는 어렵지 않을까요?
 
▲(하늘해)예를 들어 사람들이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괜히 한 마디 하고 싶어지잖아요. 사람들은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하고, 그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재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카페에서 재즈 음악이 우연히 흘러나왔을 때 사람들이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그 분위기에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가 에티켓을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드킴)솔직히 일반 사람들이 재즈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 거라 생각해요. 토크 콘서트를 통해 재즈 음악을 들은 뒤에 "들을 만하네"라는 반응이 나오면 성공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하지만 재즈는 알면 알수록 재밌어지고, 즐거워질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의 장르거든요. 재즈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들으면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싱어송라이터 하늘해.
 
-각자의 영역에서 음악 활동을 하던 두 사람이 토크 콘서트를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하늘해)저는 실용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가르쳤는데 짧은 시간 내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가르치느냐가 중요했죠. 그런데 음악을 주제로 한 기업 강의를 본 뒤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곳에서는 기타 실력이나 작곡 실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이냐가 중요했거든요. 대단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공연을 열기 위해 준비 중이죠.
 
▲(주드킴)미국에 유학을 갔다온 뒤 지난해에 1집 앨범을 냈어요. 그동안 제가 공부했던 것들을 잘 함축시킨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죠. 그걸 대중들에게 들려주면 어느 정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재즈 클럽에서 공연을 해도 사람들이 오지 않았고, 재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지 않다는 것을 느꼈죠. 그래서 관객들과의 소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색다른 공간에 가서 음악을 들려주는 '찾아가는 뮤지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에게 그 공간은 기업이었어요. 직장인들은 자신들을 위해 연주해주는 것을 고마워했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것이 이번 공연까지 이어졌죠.
 
-주드킴의 소통에 대한 고민은 음악 유통의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 같네요. 음악을 유통할 수 있는 창구가 제한적이고,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는 음악 장르도 다양하지 않다 보니 어려움을 토로하는 뮤지션들이 많은데요.
 
▲(하늘해)대중의 사랑을 받는 소수의 뮤지션들을 제외하고는 자기 음악만 해서 생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죠. 현재로서는 레슨을 하거나 세션으로 활동하는 두 가지 방법 외에는 음악만 하면서 생활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업 강의와 토크 콘서트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찾으려고 해요. 물론 지금은 시작 단계예요. 하지만 앞으로는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생계에 대해 걱정하는 많은 뮤지션들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어요.
 
▲(주드킴)유통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도전 의식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야 여러 길들이 열리지 않을까요? 기업 강의에 대해서는 아직 실험 단계지만,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사람들이 예술을 꿈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먹고 살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오는 31일 오후 4시와 7시30분 서울 강남 엠팟홀에서 토크 콘서트 '주드킴의 작업재즈'가 개최된다.
 
-주드킴은 오는 19일 두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죠. 어떤 앨범인가요?
 
▲(주드킴)'Jud Kim Trio +1'이라는 타이틀의 앨범이에요. 총 8곡이 실리는데 트리오(피아노, 베이스, 드럼)에 색소폰이 더해진 음악이 담긴 앨범이죠. 수록곡들은 크게 스윙, 보사노바, 펑크 세 가지 장르로 나눌 수 있어요. 듣는 분들이 다채롭게 들을 수 있게 앨범을 구성했죠. 이 앨범은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의 교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한 앨범이에요. 기술에 대해 알려주는 음악 교재들은 많은데 그런 것들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유학 시절에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버클리 스타일의 드럼 교본'이라는 교재를 만들게 됐고, 그 교재를 보면서 음악을 직접 연주해보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새 앨범 작업을 했어요. 교재는 오는 30일 출간 예정이에요.
 
◇주드킴은 오는 19일 두 번째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션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하늘해)지금은 기업 강의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그것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죠. 세상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전문성을 계속 키우기 위해서 끊임 없이 도전하고 노력하고 싶어요.
 
▲(주드킴)저는 지금 직업이 5개예요. 저는 재즈 뮤지션이고, 칼럼을 쓰기도 하고,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고, 기업 강의도 하고 있죠.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음악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무상 교육을 제공하는 단체 허그스(www.facebook.com/hugskorea)를 통해 드럼을 가르치고 있어요. 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살지만, 저는 제 자신보다 제가 추구하는 목적성과 방향성에 대해 사람들이 더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어요.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