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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 지속…"엔화예금 길게 보면 투자 적기"
4대 은행 잔액 지난달 반등
엔·달러 환율 160엔 상단 인식
2024-05-03 06:00:00 2024-05-03 08:02:06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엔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 인하의 판단 잣대가 되는 물가 지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엔테크 성과를 좌우할 요인으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엔화 매수가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엔화 투자의 대표적인 투자 상품 중 하나로 엔화 예금이 꼽힙니다. 엔화 예금은 원화를 입금하면 자동으로 환전되고, 외화로 직접 입금할 수도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원화를 엔화로 바꾼 후 엔화 가치가 오르면 팔아 환차익을 얻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환차익으로 발생하는 수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다만 엔화 예금은 금리가 0%인지라 달러 등 다른 통화와 달리 예금을 통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환율이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이자 없는 예금을 지속하는 것은 오히려 기회비용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1684억엔입니다. 엔화 예금은 지난 1월 1조1107억엔, 2월 1조1615억엔으로 증가하다가 3월 1조1557억엔으로 소폭 감소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일본이 마이너스금리를 벗어나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엔화 반등을 예측한 투자자들이 엔화 예금에 가입하면서 잔액이 오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엔화 투자는 여전히 괜찮은 투자 선택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적어졌고,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등으로 엔화가 지금 수준보다 더욱 하락할 가능성 또한 적다는 것입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BOJ)의 강력한 개입이 나왔기 때문에 엔·달러 환율 160엔을 상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상단을 뚫기 위해서는 미국의 추가적 긴축이 나오거나 일본 경제가 하반기에도 돌아서지 못해 BOJ의 금리 인상이 하반기에도 없어야 한다"고 추정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한 것은 변수입니다. 하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가 내려가는 구간부터 엔·달러 환율이 내려올 것이라고 본다"며 "그 시점이 빨라도 6월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한 시그널이 조금 더 확인되지 않는 한 당분간 155엔선에서 등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엔화 투자 접근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투자가 필수라고 조언했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부지점장은 "엔화 가치가 역사적으로 가장 떨어진 구간에 있는 만큼 엔화를 분할 매수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빠른 시일 내 환차익을 볼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원·엔 환율 기준 880원대는 평균적인 범위 내에서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면서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목표 환율을 설정하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자금이 있다면 투자해 볼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엔화 매수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매수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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