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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박원순 시장에 보낸 편지
42일간 농성 마쳐, 박 시장, SNS 통해 답장도 공개
2016-06-14 19:32:54 2016-06-14 19:32:54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시에 발달장애인 대책을 요구하며 42일간 서울시청 후문 점거농성을 벌인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SNS를 통해 이날 서울장애인연대 부모들에게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는 서울시에 발달장애인 주거생활 지원 등 6개 사항을 요구하며 지난달 4일부터 서울시청 후문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여왔다.
 
이에 박 시장이 지난 3일 밤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협의를 진행한 결과, 양 측은 다음달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은 편지를 통해 “저희가 먼지와 소음이 날리는 곳에서 한댓잠을 잘 때 시장님도 같이 마음 아파하며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주려 하셨던 것을 압니다”라며 “그 마음이 아니라면 이런 감사한 답을 들을 수 없었겠지요”라고 적었다.
 
또 “저희는 새끼를 위한 일이라서, 목놓아 외쳐도, 소리를 질러도, 삭발을 하고 노숙을 해도 부끄럽거나 힘이 들지 않았습니다”라며 ”사십여 일 동안 안전하게 농성할 수 있었던 것에도 시장님의 배려가 있었을 거라고 짐작하기에 이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고 이어갔다.
 
이어 “누구를 협박하고 억지를 쓰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저희의 치열한 의지, 간절한 열망을 보이려고 했던 일입니다”라며 “저희가 공들여 긴요한 정책안을 만들어 제안하고, 그 시행을 열심히 도우며 이젠 저희도 시장님께 힘이 돼드려야지요” 등의 글을 남겼다.
 
이들은 “오늘은 많이 웃고 행복해하려고 합니다”라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에 박 시장도 답장을 공개하며, 발달장애인 부모들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다.
 
박 시장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또한 ‘다인아빠 박원순, 노을석의 아들 박원순’ 한 번도 잊어 본적이 없습니다”라며 “세상의 벽과 맞서 싸우는 어머니들의 절규 앞에서 같이 우는 것 밖에 없는 제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컸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그 어떤 소수나 약자도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장의 책무입니다”라며 “눈이 녹으면 물이 된다는 생각보다 봄이 온다는 생각으로 우리 함께 서로 울타리가 되는 서울을 꿈꾸며, 꼭 포기하지 말고 이루어 냅시다”라고 이어갔다.
 
이어 “어머님들이 제게 주신 감사와 고마움은 제가 아니라 시청 출입의 불편을 참아주시고, 이해해 주신 시민여러분이 받아야 할 것입니다”라며 “다인아빠 박원순 드림”이라고 마무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서울도서관 앞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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