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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야당간 공조합의 사과 먼저"…박지원 "얼토당토않아"
2016-06-03 12:48:16 2016-06-03 14:28:31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새누리당이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의 공조 합의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를 본격 시작하기에 앞서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힘겨루기로 보이지만, 야당들의 자율적인 합의를 두고 사과를 요구하는 건 무리수라는 시각도 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합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만 원 구성 협상을 할 수 있다”며 “신뢰가 회복된다면 언제든 야당 원내수석부대표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 3당은 지난달 31일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사건, 어버이연합 게이트 등 정부·여당이 꺼려 하는 현안 5가지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야당이 무슨 일을 할때 여당 결제를 받아야 하나"라며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반박했다.

◇ 새누리 "국회의장 우리가" 입장 선회에 보수언론도 비판
 
이 간담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1당인 더민주가 맡는다는 암묵적 동의가 여야 3당에 있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왜 입장을 바꿨느냐고 하는데 무슨 입장이 정해진 게 있느냐”며 “3당 대표가 상견례 하고 끝났다.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다. 암묵적인 합의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중심제이고, 여당 출신이 국회의장을 맡아온 오랜 관행도 입법부와 대통령이 협업을 통해 국정을 효율적으로 펼치라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와야 하는 이유를 강변했다.
 
하지만 최근 새누리당의 입장 변화에 대해 보수언론들마저 비판하면서 정 원내대표의 주장은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동아일보>는 3일자 사설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에 집착하고 있다”며 “원 구성 협상 자체를 보이콧하는 모습을 보면 퇴행이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원 구성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에 대해 ‘청와대 배후설’을 주장했다. 국회의장을 차지하겠다고 새누리당의 입장이 바뀐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국회 상임위 구성에까지 관여한다면 의회 민주주의 부정을 넘어 정상적 협상까지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 시점부터 청와대는 빠져라. 여야 원내대표가 자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여야 3당은 오는 7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거를 치른다는 전제 하에 3일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읍 원내수석은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단독으로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야가 공동소집요구서를 제출하는 게 관례라 하기에 국회 관례를 존중하기 위해 실무진에게 야당과 협의 하에 소집요구서를 제출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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