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채무계열 평가 결과 '촉각'

금감원 "늦어도 6월 초 결론날 것"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3가지 트랙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정부가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1트랙)에 이어 주채무계열 관리를 통한 상시 구조조정(2트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채무계열 평가와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은 구조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실징후 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 만큼 금융권이나 재계의 초미 관심사다.

 

2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들이 재무구조 악화로 부실 징후를 보이는 기업을 미리 가려내 채권은행들의 중점 관리 대상으로 삼는 주채무계열 평가를 내달 초쯤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채무계열 평가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늦어도 6월 초에는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년에도 비슷한 시점에 재무평가를 끝내고 약정을 맺었다"고 말했다.

 

주채무계열 관리제도는 주채권은행이 주요 대기업 그룹의 재무구조를 매년 평가하고 재무상태가 악화된 그룹은 별도 약정을 맺어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관리제도다.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과 같이 채무 상환이 유예되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올해는 총 39개 계열기업군 444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해 평가 중이며 이들 계열기업군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총 신용공여액이 1조 3581억원 이상인 곳이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기업 구조조정을 3가지 트랙에 따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제1트랙은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정부 내 협의체가 구조조정의 기본방향을 제시한다. 2트랙은 대기업그룹 및 개별기업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 3트랙은 공급과잉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주채무계열 선정 및 평가 후 재무구조개선 약정체결은 구조조정 2트랙으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는 조선·해운·철강·석유·건설 등 5대 취약업종 가운데 어느 업종에 집중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 금감원은 경기민감 취약업종에 대해 예년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신용감독국 관계자는 "많은 업종에서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약정대상 기업을 특정 업종에 치중해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기업 경영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 공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조선·해운이 구조조정 1트랙으로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철강·석유화학 부문이 공급과잉으로 선정된 가운데 경기민감업종에서 제외된 건설업종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부동산 호황으로 국내 부동산 쪽은 양호하지만 해외쪽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업에만 국한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상당수이고 부채비율이 높아 자금지원이 절실한 건설사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e-mail]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들이 주채무계열 평가를 늦어도 6월 초에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