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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일본, 무역 지표 부진…2분기 역성장 우려 고조
수출, 7개월 째 감소…수입, 23.3% 급감
2016-05-23 15:40:24 2016-05-23 15:40:24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일본의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 둔화와 엔화강세, 구마모토현의 지진피해 등 각종 악재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 역시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계속돼 전문가들은 2분기(4~6월, 회계연도 2016년 1분기) 역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수출, 전년비 10.1% 감소
 
23일 일본 재무성은 4월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인 10.0% 감소와 직전월의 6.8% 감소를 모두 하회한 결과다.
 
이로써 일본의 수출은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10월 -2.1%를 기록했던 증가율은 11월과 12월 각각 -3.3%, -8.0%를, 올해 1월과 2월에도 각각 -12.9%, -4.0%를 나타냈었다.
 
지난달 수입액 역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3% 급감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 예상치인 19.0% 감소와 직전월의 14.9% 감소를 모두 하회한 결과다. 수입액 증가율은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4월 무역수지는 824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930억엔 흑자와 직전월의 7550억엔 흑자를 모두 웃돈 결과다. 다만 지난 2월부터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커져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 구조를 3개월 연속 이어가게 됐다.
 
강진·해외 수요·엔화 강세 영향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 감소와 엔화 강세가 4월 수출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6% 줄었다. 아시아 신흥국으로의 수출은 11.1%, 유럽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9.9%, 11.8% 급감했다.
 
엔화 강세도 수출 가격을 높여 일본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엔화는 달러 당 106~111.79엔 구간을 오가며 지난 2, 3월에 이어 절상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이 기간 미국으로 수출하던 자동차 업체들의 타격도 컸다. 4월 대미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SMBC닛코증권 전략가는 “엔화 강세가 일본 수출업체에 큰 타격을 가했다”며 “구마모토현 강진에 자동차, 전자기기 등 제조업체의 생산이 중단된 것도 아시아 지역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수입의 경우 엔화 강세와 저유가에 원자재 수입 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월 원유의 수입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8%, 액화천연가스의 경우 44.5% 감소했다”며 “이 기간 수입 급감에 크게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한 근로자가 도쿄 근처의 항만에서 컨테이너 화물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분기 역성장' 우려 커졌다
 
무역 지표 부진에 대다수 전문가는 2분기 성장률이 재차 마이너스대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다마 유이치 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 전략가는 “엔화 강세와 해외수요 약세, 구마모토현의 지진 피해가 수출에 타격을 입혔다”며 “국내 수요도 부진해 4~6월 사이 일본 경제는 다시 역성장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마루야마 SMBC닛코증권 전략가도 “수출이 오는 6월까지 계속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들도 2분기 일본 경제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본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6을 기록,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향후 3개월 이후 경제 건전성을 반영하는 경기 선행지수는 93.3을 기록,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경제 지표 부진에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이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스테판 그로세 노드(Nord LB) 전략가는 “엔화 강세와 국내수요 부진이 경제에 큰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며 “BOJ가 이르면 다음달에라도 당장 부양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달러·엔 환율이 100엔선마저 붕괴될 경우 독자적인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르셀 티엘리안트 캐피탈이코노믹스 전략가 역시 “이날 발표된 지표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앞으로 일본은행(BOJ)이 목표 물가 2%를 달성하기 위해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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