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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주총데이' 하루 앞으로…총수들 행보에 촉각
SK·LG·CJ·현대·효성·한진 등 주총 이어져…등기이사 복귀·만료 최대 관심
2016-03-17 18:26:38 2016-03-17 18:26:38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슈퍼 주총데이'가 하루 앞으로 가운데 각 그룹 총수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하루에만 333개의 상장사가 주총을 진행한다. 그룹사 가운데는 SK그룹, LG그룹, CJ그룹, 현대그룹, GS그룹, 효성그룹, 한진그룹 등도 각각 주총을 열고 등기이사 선임 등 안건을 처리한다.
 
먼저 최태원 SK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은 자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SK는 최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효성은 조 회장을 비롯해 장남 조현준 사장, 삼남 조현상 부사장 등 총수 일가의 등기이사 재선임안을 올린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SK,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C&C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최근에는 내연녀 및 혼외자 파문으로 곤혹이다. 조 회장과 장남 조 사장 등 효성 일가도 조세포탈과 배임·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올 초 1심에서 조 회장은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 조 사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6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세부지침 27조에 따라 이들 두 그룹 총수의 등기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SK와 효성으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다만 이 같은 주주들의 반대에도 각 그룹의 지분구조상 이들의 등기이사 복귀는 확정적이다. 최 회장은 현재 SK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으며,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 7.46%를 합치면 우호지분은 30%를 넘어선다. 효성 역시 조 회장과 장남 조 사장, 삼남 조 부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35% 이상이다. 반면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SK 8.4%, 효성 8.25%에 불과하다.
 
조양호 한진 회장 역시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조 회장의 경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종사와 설전을 벌이는 등 조종사 노조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비행기 조정에 기울이는 조종사의 노고를 써낸 자사 조종사를 향해 "개가 웃어요"라고까지 말해 '땅콩 회항'의 파문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이들 그룹들과 반대로 경영 전략상 등기이사 자리를 내려놓는 총수들도 있다. 이재현 CJ 회장은 임기만료와 함께 CJ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표면적으로 건강상 이유가 가장 크지만 지난해 말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받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횡령,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 받았다.
 
앞서 이 회장은 임기만료와 함께 재선임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4년 CJ E&M, CJ CGV, CJ오쇼핑에 이어 지난해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등기이사에서 물러났으며, 올해 남은 두 곳에서도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CJ그룹 모든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현대상선은 최근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으며, 현 회장은 이 같은 현대상선의 경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결정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방지를 위해 7대 1 감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 고강도 자구안을 계획하고 있다. 현 회장은 이를 돕기 위해 사재 300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등기이사직을 통해 경영활동 강화에 나선 그룹도 있다. LG그룹의 경우 구본준 부회장이 LG화학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른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14년 LG전자 전장부품(VC)사업부 신설에 이어 지난해 말부터 LG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으며 그룹내 미래 사업들을 주도해왔다. 이번 LG화학 사내이사 배치로 바이오 및 자동차 등 미래사업 강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허창수 GS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각각 GS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유지하며 책임경영 강화에 나선다.
 
오는 18일 '슈퍼 주총데이'에서 여러 논란에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릴 최태원 SK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사진 왼쪽부터).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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