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떠오르고 지고 있다. 국내는 해외에 비해 태생적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작아 스타트업 플랫폼의 규모도 아직 청년기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창업가 브라이언 체스키처럼 '바퀴벌레'와 같은 생존력이 필요한 시대다. 이번 해피투모로우에서는 오는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될 예정인 '2016 미래인재컨퍼런스' 미리보기로 성공궤도에 진입한 스타트업 기업들과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의 치열한 생존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된 이후 소비자와 생산자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양측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스타트업이 담당하고 있다. 또 크라우드펀딩 확대로 인해 사업 아이디어가 시장성을 인정받으면 사업화의 길이 어렵지 않게 됐다.
스타트업은 기존의 문제점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디어만으로도 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데,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한 때 스타트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주목받은 스타트업 기업들을 되돌아 보는 것이 올 한해 산업구조와 스타트업 산업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 지표가 될 수 있다.
어디서 투자받고 어떻게 성공하나
바야흐로 '스타트업 시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3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1998년 2042개에서 약 15년여만에 15배 증가한 수치다. 중소기업청은 오는 2017년 스타트업이 3만5000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타트업이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일반적으로 설립한지 3년 이내의 첨단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신생 기업을 뜻한다. 국내 많은 경영, 경제석학 및 전문가, 정치인들은 한국경제가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 경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고착화된 소수 대기업 의존 상태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중심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정부는 미래창조과학부 등 9개 부처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사업화, 판로, 창업교육, 사업공간 제공 등 총 6029억원(2015년 기준)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매달 수십개 씩 신생 업체가 생겨나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커버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정부가 스타트업에 금전적인 부분으로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결국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엔젤투자(필요한 자금을 대고 주식으로 그 대가를 받는 투자형태), 벤처캐피털(VC) 등에서 자금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술 거래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김주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ICT전략연구실장은 "미국과 일본·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기술 거래시장이 이미 활성화됐지만 국내의 운영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기술거래소를 만들어 초기에는 시장 활성화에 집중해 기술 평가에 대한 선례를 많이 만들어 가치평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후 점차 평가 기준안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주목받은 스타트업’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지난 1년의 활약을 증명하는 50개 스타트업이 망라돼 있으며 10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도 12개에 달한다. 평가기준은 투자 단계 사이에 기업가치 상승이 가장 빠른 기업으로 투자 조사회사인 피치북에서 기본 데이터를 제공했는데, 640억달러의 우버에서부터 1억2800만달러의 지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트업이 포함돼 있다.
기업 대상 서비스로는 업테이크 등 빅데이터 분석, 제네핏츠, 네임리 등 클라우드 기반 인사관리, 태니움, 일루미오 등 온라인 보안 업체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소비자 대상 서비스로는 우버로 대표되는 차량 공유, 도어대시, 포스트메이츠 등 음식 배달, 오퍼업, 로빈후드, 레이즈마켓플레이스 등 거래 중개 분야가 투자가들의 호응을 받았다.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업테이크테크놀러지는 사물인터넷(IoT)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 실시간으로 분석 결과와 예측치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그루폰의 공동 창업자인 브래드 키웰이 설립한 기업으로 건설장비 회사인 캐터필라를 포함해 항공, 운송, 건설 등 다양한 기간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편 15위까지만 발표됐던 지난 2014년의 스타트업 리스트 회사들의 행보를 살펴보면, 작년 한 해 각자 다른 길을 걸었다. 우버(2014년 3위), 리프트(7위), 릴레이라이즈(14위) 중에서 우버가 전 세계적으로 우위를 선점하면서 후발 업체들은 차별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에어비앤비(15위)와 어니스컴퍼니(9위)는 작년 리스트에서는 제외됐지만 여전히 고속성장 중이다. 제네피츠(1위) 등 4개 회사는 작년 리스트에 다시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자고 일어나면 수십개 기업 사라져
국내도 2년 전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이 세운 '디캠프(D.CAMP)'를 시작으로 창업 플랫폼 구축을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디캠프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마루180과 구글캠퍼스, D2 스타트업팩토리, 중기청이 추진하는 팁스 프로그램 등 민관 모두 창업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 창업 플랫폼 역시 해외 창업 생태계를 벤치마크 삼아 하드웨어적으로는 그 면모를 갖췄지만 소프트웨어는 아직 취약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화 KAIST 교수는 "법률과 회계 등의 자문 서비스에만 얽매이지 말고 성공기업의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후배 벤처인들의 실질적인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링으로 창업 플랫폼의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의 창업 플랫폼 전쟁은 이처럼 규모를 늘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국내는 첫걸음을 뗀 수준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올해 스타트업 시장의 미래를 전망해보면, 기업 측면에서는 사물인터넷, 로봇, 커넥티드홈(Connected home)과 자동차, 웨어러블, 빅데이터의 연결고리를 누가 어떻게 잘 만드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스마트 기기들이 웨어러블과 오토메이션, 센서 등을 포함하면서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분야로까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존 가능성 역시 사용 경험자들이 어떤 피드백을 주는지에 좌우돼 소비자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스타트업들은 거시 환경 호조 속에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플랫폼 내에서 창업자들이 공정하게 사업을 하고 독점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규모를 당장 키우기 힘들다면 특화된 창업 플랫폼을 조성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타트업의 방향과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다양한 피칭 기회를 통해 실전 감각을 길러나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스타트업과 개발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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