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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조동원 새누리 홍보본부장 "정치홍보는 연애다…국민 마음 얻는 게 본질"
"이번엔 낡은 법·제도 바꾸고 싶다"
2016-02-15 11:17:59 2016-02-15 17:46:50
‘정당’과 ‘홍보전문가’라는 두 단어는 쉽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당은 정책을 내놓고 실현시키는 곳이고 홍보란 어떤 이미지를 만들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정당 홍보에 있어서 이 둘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 자체가 홍보고, 정책 홍보와 이미지 홍보는 같이 굴러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모든 게 다 정당 홍보를 맡고 있는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오는 4월 총선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총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는 법과 제도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금기에 대한 도전’을 했다면 이번에는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를 바꾸는 '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것이 왜 필요한지를 여의도에 전달하러 왔다. 
 
조 본부장은 정치 홍보를 연애에 비유했다. 연애를 시작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정치 홍보도 연애하는 것처럼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를 먼저 생각해야 되고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정치 홍보의 상대는 국민이기 때문에 정치 홍보를 잘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을 먼저 생각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에서 있었던 인터뷰 전문이다.
 
- 홍보전문가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계기는 무엇인가?
 
2012년에 소개를 받아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비대위원장이 '건강한 정당을 만들기 위해 도움 줄 수 있냐'고 했을 때 담백하지만 진심이 느껴져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온 것이다. 정당의 홍보본부장은 보통 3선 의원이 맡는데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저는 그런 정치적인 구조를 모르는 상황에서 홍보본부장이 뭔지도 모르고 필요하다고 해서 왔다. 이번이 3번째인데 모두 당시 대표들이 불러서 온 것이다.
 
- 정당에 들어와서 하고 싶은 꿈이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2014년 두번째 들어왔을 때 지방선거에 대해 내부적으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당이 새롭게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모바일 정당 같은 것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마침 황우여 대표가 불러서 왔는데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홍보본부장이 중요해져 역할을 했다. 이번에는 안철수 의원이 탈당하면서 야당이 분당됐고, 예측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졌다. 변수가 생긴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것이 있나 해서 왔다.
 
- 정치 분야의 홍보에 있어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광고를 했을 때도 홍보 따로 콘텐츠 따로 영역을 구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영화도 만들어보고 비즈니스도 해봤기 때문에 영역을 구분지어서 홍보만을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실패도 했지만 그게 저에게는 큰 자산이 됐다. 여기에 와서도 정치 따로 홍보 따로 하는 구분을 했다면 생각했던 소득의 성과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상품은 정치인이고 정치인을 잘 홍보해 사선에 올려야 된다. 정확하게 총 쏴서 과녁 맞춰야 하는데 뒤로 쏘거나 오발탄을 안 내게 만들려면 많은 교류를 하면서 그런 분들이 잘 갈 수 있도록 옆에서 카운슬링을 해야 하는 역할이다. 단지 홍보본부장이라고 해서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정책이나 이런 걸 섹시하고 만들고 메시지 전달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우리 스스로 프레임을 이렇게 가고 있는데 자기도 모르게 실수하거나 잊어버리고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경우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정당 홍보와 이미지 홍보와 차이점이 있다면?
 
정치냐 홍보냐를 구분지어 생각할 수는 없다. 정치 자체가 홍보다. 정치 자체가 자기 자신에게 어떤 메시지로 어떤 것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것이다. 정책과 이미지 그런 것을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홍보본부장이 단지 정책 만든 것 가지고 홍보하는 일은 아니냐는 생각을 갖는 것 같다. 그건 1차원적인 홍보다. 지금까지 당의 홍보기획본부장이 그런 자리였다. 그래서 이미지 영역이 결여가 되니까 엉망이 됐다고 생각해 나 같은 전문가를 불러온 것 같다. 그러나 그 부분도 있고 이런 부분도 있는데 다 같이 홍보본부장의 역할이다.
 
- 새누리당에서 계파가 다른 지도부와 손발을 맞춰왔는데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는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박 대통령은 이성적인 분이다. 원리 원칙을 강조하고 약속은 꼭 지키려고 하는 분이다. 반면 김무성 대표는 감성적인 분이다. 흥이 있는 분이다. 그런게 좀 다른 점이다.
 
- 정치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한가?
 
정치 마케팅에는 상대가 있다. 그래서 마케팅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마치 연애감정과 똑같다. 나를 좋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이런 것이다. 저 친구 좋아하는 게 뭐지? 상대방에게 사랑받고 싶다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마찬가지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뭐냐? 이런 것을 생각하면 된다.
 
- 일각에서 새누리당이 홍보는 잘하지만 내용물은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정책 등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것인데 거꾸로 생각할 수도 있다. 홍보를 잘한다고 느끼니까 내용이 부실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다.(웃음) 상대적인 부분이라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에 철저한 사람이다. 약속은 꼭 지키려고 한다. 성격 성정인 것 같다. 공약이나 약속에 대해서 소명 같은 게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다.
 
- 개혁을 의제로 제시했는데 뭘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확한 개혁 대상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50년 된 자동차나 배와 비슷하다. 이미 산업화를 이뤘고 정보화 시대를 거치고 있다. 그러나 제도와 법은 그대로 있다. 모바일 혁명으로 삶의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데 법과 제도는 아직도 50년 전 그대로다. 그 법과 제도 위에서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이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기득권이라는 바위 밑에서 젊은 사람들의 새싹이 피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깨고 열어줘야 된다. 강석훈 의원은 성장판이 닫혀 있다며 그것을 열어줘야 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보를 해야 된다. 그 틀을 바꾸는 작업을 해야 된다.
 
- 그런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되나?
 
여의도가 그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20대 국회가 바뀌어야 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회 개혁을 하겠다고 한 이유가 그것 아니냐. 사실 어떻게 보면 선거 때문에 그렇지만 이미 대통령이나 그런 분들은 심각성을 다 알고 있다. 나는 왜 우리나라에 개혁이 필요한가를 여의도에 전달하러 왔다. 내가 말하는 개혁은 정치개혁 그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자는 것이다. 박 대통령도 그렇고 김 대표도 항상 말하고 있는 개혁을 위해서 판을 깨지 않으면 안된다.

- 정당 홍보를 통해 얻고 싶은 게 있다면?
 
보람이다. 내가 정치에 와서 느낀 것은 권력보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선거 승리보다는 그런 것에 보람을 느낀다. 2012년 총선에서는 당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꾸는 등 금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그런 문화를 만들었다. 그것이 변화다. 2014년에는 권위주의적이라고 생각했던 정치인이 반바지를 입고 피켓시위를 하면서 조금이나마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부분을 국민들이 좋아했다. 이번에는 50년 된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법과 제도를 바꿔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그렇게 되면 내가 하나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집권 여당이 그런 개혁을 하지 않고 비켜 있으면 우리 대한민국은 불행한 것이다. 꼭 개혁을 할 것이다.
 
- 일반 상업 광고와 정치 광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일반 상업 광고는 상품이 변하지 않는 고체라는 것이고, 정치 광고는 상품이 항상 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상품 광고는 유통이 있고 모든 세팅이 되어 있는 과정을 통해서 전달된다. 변수가 별로 없다. 그래서 상품 광고 할 때는 항상 처음을 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에서 사람은 계속 변한다. 처음에는 잘했어도 고꾸라질 수 있다. 항상 리스크가 같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더 어렵다. 더 어렵다. 그리고 처음에는 잘 하겠다고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도 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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