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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은행권 채용시장 '활짝'..어디에 지원할까
시중銀, 9월 중 잇달아 채용 공고
임단협 교섭창구 분산..우리銀 임금삭감 확정
임단협 결과따라 초봉 수준 달라질 수도
2009-08-31 17:11:50 2009-08-31 18:39:43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은행권 채용이 본격화되면서 올 하반기 취업시장에서 은행원 '배지'를 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일단 '예비 은행원' 입장에서는 원하는 은행에 합격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연합회와 전국금융산업노조의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어떤 은행에 입사하느냐에 따라서 신입행원 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각 은행별 임단협 결과에 따라 '선배들'과는 다른 임금체계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시중銀 '채용시즌' 열렸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조만간 채용공고를 낼 방침이다. 첫 스타트는 하나은행이 끊었다. 하나은행은 오늘부터 다음달 6일까지 가계금융분야에서 근무할 신입행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지원자격에 제한은 없으며 ▲ 서류전형 ▲ 1차면접 ▲ 필기시험 ▲ 2차면접 등을 통해 모두 150명이 선발된다.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106명의 행원을 채용한 바 있다.
 
국민은행도 다음달 안에 채용공고를 내고 신입행원을 모집한다. 채용인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모두 210명을 채용했지만 아직까지 올해 몇명을 뽑을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9월 안에 신입행원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역시 구체적인 채용규모는 나오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인턴우수자 40명을 포함해 모두 200명 가량의 신입행원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들 4대 시중은행이 하반기에 채용할 인원은 모두 750~800명 수준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은행권 취직을 준비해온 취업준비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 교섭창구 분산..은행별 임단협 결과 달라져
 
그러나 어떤 은행에 입사하느냐에 따라 신입행원 간 명암이 갈릴 수 있다. 일부 은행이 이미 신입행원의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데다, 조만간 각 사업장별로 임단협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연합회와 전국금융산업노조의 임단협은 결렬된 상태다. 사용자대표와 노동자대표가 교섭을 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신동규 연합회장은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사용자측의 대표교섭권을 개별 금융기관장에게 위임했다.
 
그러나 금융노조측은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3곳에 대해서만 교섭권을 넘겨줬다며 각 사업장별 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른 은행 노조에 대해서는 교섭권을 위임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각 사업장별 노사 합의내용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게 금융노조의 입장이다. 실제로 금융노조는 사측과 개별교섭을 진행해 합의안을 발표한 우리은행노조에 대해 징계방침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은행권은 금융노조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금융노조와 산하노조가 기싸움을 할 이유는 없다"며 "각 사업장별로 임단협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섭창구가 사실상 각 은행별로 분산된 것이다.
 
실제로 국민, 신한, 하나은행 노사는 각각 조만간 임단협 테이블을 차리고 신입행원을 포함한 직원들의 임금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 하나, 신한銀, 신입행원 임금삭감 없을듯..우리銀 20% 삭감확정
 
일단 하반기 신입행원들의 임금삭감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각각 106명과 110명의 신입행원을 채용했다.
 
이들 은행은 신입행원에 대해 기존 직원과 동일한 임금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겠지만, 같은 해에 입사한 행원들에게 다른 임금체계를 적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볼 때 하반기 신입행원에 대한 임금삭감은 없을 것이란 게 은행 내부의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신입행원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대상이 없지만, 이미 지난 2월 노조가 지주사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 부점장급 간부직원 1400여명의 급여를 5% 반납하는 데 합의한 만큼, 더이상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난 28일 발표한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신입행원의 급여를 20% 삭감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금융노조가 반발하고 있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삭감안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별 임단협 결과가 나와야 신입행원의 임금삭감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은행별로 임금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조직 내에서 다른 임금체계가 적용되면 시간이 갈수록 조직 내에서 불만이 쌓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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