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프린터 생산 일 4만대…'스마트 혁명' 전초기지 폭스콘 공장을 가다
설비마다 데이터 수집 센서 장착…공정 지능화 전환 중
충칭공장 '프린터 생산 라인' SK 스마트팩토리 시범 사업
제품 조립, 숙련된 소수 직원이 여러 업무 담당하는 셀방식 적용 예정
입력 : 2016-01-24 12:00:00 수정 : 2016-01-24 12:00:00
홍하이그룹 폭스콘(Foxconn) 충칭공장 중앙 본부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샌프란시스코, 베이징, 브라질의 현지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가 차례로 걸려있다. 사무실 밖 넓은 공간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전세계로 수출되는 프린터에 들어갈 부품 점검에 열중이다. 이날은 충칭 지역에 찾아온 이례적인 한파로 밖은 입김이 날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건물 안은 직원들의 작업 열기에 후끈했다.
 
지난 21일 세계 최대 프린터 생산지, 중국 충칭의 폭스콘 공장을 찾았다. 충칭공장은 2007년 프린터 생산 공장이 문을 연 이후 이날 처음으로 공장 내부가 공개됐다. 첫 공개인 만큼 정문 통과부터 경계가 삼엄했다. 사전에 출입허가를 받았음에도 기자를 태운 버스가 정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제복을 입은 공장 출입관리자에게 엄격한 신원확인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들어선 충칭공장. 흐린 날씨 탓에 공장 내부에 감도는 회색빛은 더욱 짙게 느껴졌다. 건물 중간중간 잔디와 나무들이 잘 가꿔져 있었지만, 공장 건물들이 내뿜는 스산한 분위기를 완화시키지는 못했다.
 
◇중국 충칭의 폭스콘 공장 출입문의 모습, 흐린 날씨 탓에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SK주식회사 C&C
 
충칭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SK(003600)주식회사 C&C(이하 SK주식회사)가 폭스콘 공장의 스마트팩토리화의 첫 삽을 떴다. SK주식회사는 폭스콘 충칭공장 내 한 개의 '프린터 생산 라인'을 대상으로스마트팩토리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7월 이번 시범사업은 마무리된다. 현재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15% 정도 작업이 진행됐다.
 
정문 통과 후 버스로 약 5분 가량을 더 달려 프린터 생산 공장에 도착했다. 충칭공장의 전체 면적은 131만1450㎡로 서울 여의도 면적에 버금갈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본부 건물에서 충칭공장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후 처음 찾은 곳은 주요 프린터 부품을 제조하는 'L5'. L5는 프린터 플라스틱·금속 부품과 케이스를 제작하는 곳이다. 불빛이 없어 어두운 공장 안, 중간 통로를 사이에 두고 원료를을 녹여 부품을 만드는 사출기 약 20여대가 늘어서 있었다.
 
◇폭스콘 충칭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프린터 부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홍하이그룹
 
이곳의 경우 설비 자동화는 어느정도 이루어져 있는 편이었다. 고열로 녹인 플라스틱이 자동으로 사출기로 운반되고, 부품의 형태를 갖춘다. 만들어진 부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검수 직원들에게 인도됐다. 직원들이 육안으로 불량여부를 확인한 후 각 부품들은 잘 포장돼 박스에 담겼다. 이곳 사출기들은 설비 자동화를 넘어 공장 지능화의 원천이 될 예정이다. SK주식회사가 각 사출기마다 작동 이상 여부 등을 탐지하는 센서를 부착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SK주식회사 관계자는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됨으로써 사출기 고장, 제작 지연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찾은 곳은 프린터 메인보드에 칩을 부착해 완성된 메인보드를 제작하는 공장인 'L6'였다. 이곳은 작은 부품들을 이용해 정밀하게 작업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방진복과 방진모 착용이 필수다. 메인보드에 작은 전선이나 칩을 부착하는 핵심 공정인 SMT 장비와 메인보드의 전자기적 특성 및 이상 여부를 검사하는 PTH 장비들이 넓은 사무실 공간에 짧은 간격으로 붙어있었다. L5와 마찬가지로 향후 각 장비에 센서가 부착돼 데이터가 수집될 예정이다. 또 솔루션을 적용을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 라인의 효율성을 평가하고 개선 모델을 제시하는 '시뮬레이션' 서비스도 도입된다. 아울러 현재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있는 메인보드 이상여부 확인도 자동화된다.
 
◇폭스콘 충칭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프린터 부품을 만들고 있다. 사진/홍하이그룹
 
 
L5와 L6를 통해 만들어진 프린터 부품들은 L10으로 넘어와 조립과정을 거쳐 완제품으로 탄생한다. L10에서는 현재 거의 대부분 노동자들의 수작업을 통해 부품 조립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많은 부분이 자동화 방식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사람의 수작업이 꼭 필요한 과정은 기존 직렬방식에서 숙련된 소수의 직원이 여러 공정을 담당하는 셀방식으로 전환된다. 한 명이 다양한 일을 하는 셀방식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물류자동화와 자재가 알맞은 시간, 적재적소 제공될 수 있는 스케줄링 등의 솔루션이 적용될 계획이다.
 
SK주식회사는 이러한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충칭공장이 생산량 증가와 비용 감소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콘도 계속되는 인건비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이다. 또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중국제조 2025'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SK주식회사의 중국을 겨냥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전망은 밝다. 또 중국 뿐 아니라 이번 폭스콘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인도, 베트남 등 신흥 글로벌 생산 기지 스마트팩토리 사업도 추진한다. 션 가오 맥스너바(홍하이그룹 계열사)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SK와 고품질의 프린터 생산라인을 완성하고, 이후 충칭 공장 내부 확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SK와 맥스너바가 이번과 같은 역할로 (대외사업)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충칭=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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