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집값 꺾이고 매물 쌓이고…'강남불패' 주춤
송파·반포, 급매 나와도 눈치싸움…발길 이어졌지만 계약은 가뭄
2026-02-24 16:26:11 2026-02-24 16:42:59
[뉴스토마토 홍연·신태현 기자] "지금 33평 급매가 28억~29억대예요. 3억 정도 떨어졌는데 손님들은 더 내려야 산다고 합니다."
 
24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상가 중개업소들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아파트 매물은 눈에 띄게 늘었지만, 계약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헬리오시티 매물은 1218건으로, 전체 9510가구 중 약 13%가 시장에 나온 셈입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인근 부동산이 100개 가까이 되는데 이미 다주택자들 대상으로 전수 전화 작업을 했다"며 "나올 물건은 어느 정도 나왔다. 온라인 매물 숫자는 중복이 포함돼 실제 체감 매물은 그보다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추가로 폭발적인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중개업소에서 언급한 30평대 급매는 28억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었습니다. 1층 매물이 29억5000만원에 나왔다가 27억5000만원으로 조정된 뒤 거래된 사례가 있고, 선호 동·중앙 라인은 29억~30억 전후에 매물이 나와있었습니다. 20평대는 21평이 23억5000만원, 25평이 27억 전후 수준입니다. 
 
24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인근 중개업소에 급매매 물건이 게시돼 있다. (사진=홍연 기자)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저층·비선호 물건은 일부 협상 여지가 있지만, 선호 동·층은 네고 폭이 제한적"이라면서 "특히 전세금이 많이 낀 매물은 초기 자금 부담이 낮아 오히려 가격을 깎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시장을 술렁이게 한 건 전용 84㎡가 23억8200만원에 손바뀜됐다는 소식입니다. 한 달 전 거래였던 31억4000만원 대비 7억5800원 낮은 금액이지만, 현장에선 "가족 간 거래로 보인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중개업소들은 "비정상적인 가격이고 시세로 보기 어렵다"면서도 "어쨌든 실거래로 공개된 이상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다주택자 사이에선 매도 대신 증여를 저울질하는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이 가격에 안 팔리면 증여하겠다"는 다주택자들이 실제로 있다는 설명입니다. 세금·증여를 비교 계산한 뒤 매도를 포기하고 증여로 선회하는 사례도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한 중개사는 "급한 매물은 이미 거래가 됐고, 남은 집주인들은 버티거나 증여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주말 집을 보러 온 사람은 많았지만 실제 거래가 됐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데요.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개업소마다 사람이 가득했는데 대부분 보고서는 '2~3억 더 내려가면 연락 달라'며 돌아갔다"면서 "4월 중순 이전까지는 관망하겠다는 기류가 뚜렷하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서초구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에 급매 게시글이 붙어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서초구 반포 일대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메이플자이를 중심으로 급매가 늘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쏟아진다'는 표현과는 거리가 있는데요. 한 중개업소는 "급매가 옛날보다 50% 늘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고, 다른 업소는 "한 단지마다 급매가 하나 있는 꼴"이라고 했습니다. 가격 조정 폭은 10% 내외수준으로, 금액으로는 5억~7억원 안팎입니다.
 
메이플자이 국민평형(전용 84㎡) 호가는 56억원에서 50억대 초반으로 내려온 거래 사례가 언급됩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3억원에 나온 매물이 있는데 원래 호가는 58억원이었다"며 "1주택자 매물로, 이전에 거래됐던 물건들은 세 낀 채로 팔렸다"고 전했습니다. 다주택자 매물이 중심이지만 1주택자 물건도 섞여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거래 증가로 이어지진 않고 있습니다. "한두 개는 빠지지만 활발한 분위기는 아니다"라는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는 오히려 매물이 잠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5월9일이 지나면 못 파니까, 안 팔리면 거둬들일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싸게 팔 이유도, 팔 수도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 변수에 따라 5월 이후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장에서는 5월9일 이후 매물이 잠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출 규제 강화나 7월 세제개편안에서 보유세·거래세가 손질될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정책 강도가 높아질 경우 5월 이후에도 매물이 이어질 수 있다"며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 둔화나 일부 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4~6개월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면서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흐름은 있다"면서도 "시장 가격을 흔들 만큼 급락 수준으로 던지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상승폭이 꺾인 조정 국면에 가깝고, 향후 보유세 등 추가 대책이 나와야 매도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연·신태현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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