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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마지막 국정연설…'두려움'과 정면 승부(종합)
"IS, 미국 존립에 위협 아냐"…북한 언급은 배제
지난 7년간 경제 정책 관련 '절반의 성공' 평가
2016-01-13 14:21:05 2016-01-13 15:11:31
“우리 시대의 변화를 두려움으로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맞을 것인가”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8번째, 그리고 그의 임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에서 미국인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번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년간의 업적을 거론하면서 최근 테러 등으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용기를 내 변화를 선택할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 신년 국정 연설이 끝난 가운데, 지난 7년간 오바마 대통령의 그동안의 업적들, 특히 경제 업적과 관련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네가지 질문 던진 오바마, 강한 미국 강조하며 '변화' 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슬로건 중 가장 많은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슬로건은 단연 ‘change’, '변화'라는 단어였다. 이번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 변화에 대해서 강조하며 네 가지 질문을 던진 후 대답을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던진 첫 번째 질문은 새로운 경제 시스템에서 어떻게 모든 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는지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지난 7년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음을 강조하며 미국 경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내구성이 좋다”라고 자신했다. 또한 민간 부문의 일자리 증가, 절반으로 줄어든 실업률, 최고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자동차 시장 등을 그 예로 꼽았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한 경제 시스템에서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특히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학생이 적자에 시달려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대학 등록금이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번째 질문으로 기술이 어떻게 기후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를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기후 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서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당장 나올 수 있는 변화가 아니지만 우리의 자녀들을 위해 더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질문은 미국을 세계와 단절시키지 않고 어떻게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이는 최근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는 테러리스트의 위협과 관련된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지구상에서 미국보다 강한 나라는 어느 곳에도 없고 심지어 비슷한 나라도 없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모스크바(러시아)나 베이징(중국)에 연락하지 않고 우리(미국)에게 연락을 한다”며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IS는 미국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긴 하나 미국 국가 존립의 위협이 아니다"라며 “또한 이들이 세계 3차 세계대전을 벌일 것이라는 것은 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은 제거되어야 하는 미치광이의 살인범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의 일에 우리 군인의 피를 또 다시 쏟게 하는 것은 우리를 더욱 약해지게 할 뿐”이라며 또 다시 선을 그었다.
 
또한 이슬람에 대한 무분별한 증오도 경계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무슬림을 모욕하는 것은 미국인들을 안전하게 만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테러리스트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비꼬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질문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더 나은 정치에 대해 자문했다. 자신의 임기 동안 후회하는 일중 하나가 “양 당간의 정치적 증오가 더욱 심해진 것”이라고 밝힌 오바마 대통령은 “서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으나 갈등을 위한 갈등은 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더 나은 정치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좀 더 쉽도록 복잡한 법을 바꾸고 선거판에 자금이 미치는 영향도 줄여야 하는 등 정치 법과 관련해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 경제 업적은 "절반의 성공?"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 국정 연설이 끝난 가운데, 지난 7년간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업적과 관련해서 ‘절반의 성공’ 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임기 시절만큼 경제가 회복되지는 못했지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났고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전문가들이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첫 임기를 시작했던 2009년 당시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수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을 때 였다.
 
당시 실업률은 10.3%까지 치솟았었지만 7년후인 지금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인 5%까지 떨어졌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내에서 930만건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났다. 이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당시 일자리 증가수인 570만건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다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2100만건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나 지난 7년간 미국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했고 기업들의 이익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절반의 성공’으로밖에 볼 수 없는 점은 대다수 미국인들의 임금 상승률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 때보다 미국인들의 금융 상황이 나아진 것에는 의심이 없지만, CNN머니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3명은 ‘가끔씩’ 혹은 ‘빈번히’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최저 임금을 올리는 등의 정책을 폈지만 중산층의 임금은 쉽게 오르지 않고 있다. 2014년 미국 가정의 평균 임금은 5만3657달러로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을 시작한 2009년의 5만4925달러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또한 이는 부시 대통령 집권 마지막 평균 임금인 5만5313달러보다 낮은 것이다.
 
마크 해머릭 뱅크레이트닷컴 수석 국장은 “5%의 실업률은 임금 상승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게 만든다”라고 꼬집었다.
 
경제성장률 자체도 양호하긴 하나 훌륭하지는 않다. 지난 1969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경제는 평균 3% 성장을 해 왔으나 최근은 2% 성장도 힘겨운 상황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첫 집권연도였던 금융위기의 타격을 많이 받은 2009년을 뺴고 계산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경제 성장은 2.1%에 그쳤다. 이는 부시 전 대통령 임기 중 성장률과도 같은 것이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회장은 “미국 경제가 트왈라잇존(중간지대)에 갖혔다”며 “리세션(경기침체)은 아니지만 호황기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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