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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6)'가전쇼' 한복판에 선 '자율주행 자동차'
디트로이트 모터쇼 방불케 해…전자-자동차 경계도 허물어져
2016-01-10 16:41:12 2016-01-10 16:41:12
"CES가 가전쇼라는 고정관념이 깨졌다. 심지어 노스홀(North hall·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가 주로 전시됨)은 디트로이트 모터쇼와 다를 바 없었다."
 
자율주행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카가 산업계 이슈로 부상하면서 CES 개막 전부터 높아진 자동차의 위상이 행사장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북쪽 전시관에는 아우디, 벤츠, 폭스바겐,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전시 공간을 꾸렸다. 미래의 콘셉트카를 내놓는가 하면, 무인주행과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가 끝나는 오후 6시에도 체험하려는 관람객이 줄지어 서 있을 정도로 단연 인기였다. 심지어 퀄컴, 파나소닉, 엔비디아 등 전자업계 전시 부스에서도 스마트카에 대한 설명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자율주행시대 임박…신규 브랜드 '봇물'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업체는 폭스바겐과 포드였다. 포드는 '퓨전 하이브리드'에 기반을 둔 자율주행차를 선보였고, 오는 2020년에는 차세대 센서를 장착한 완전자율주행차를 내놓는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올해 출시할 전기차 ‘e골프터치’와 2019년 양산 예정인 콘셉트카 '버디'(Budd-e)를 공개했다.
 
기아차도 자율주행기술을 집약시킨 전기차 기반의 ‘쏘울 EV 자율주행차’를 전시하고, 자율주행차 로드맵을 공개했다. 또 브랜드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최초로 선보이며 차세대 경쟁에 뛰어들었다. 쏘울 EV 자율주행차는 독자기술로 개발됐다. 고속도로 자율주행(HAD)을 비롯해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시 갓길 자율정차(ESS) 등의 기술이 담겼다.
 
CES 2016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기아차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자율주행자동차를 경험하고 있다. 사진/김민성기자
 
전기자동차도 한 축을 담당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의 양산 모델을 이번 CES에서 공개했다. 볼트는 한 번 충전으로 200마일(약 321㎞)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주행가능거리 산출을 운전자의 주행패턴, 일기예보, 운행시점 등의 다양한 요소를 통해 분석한다.
 
테슬라의 경쟁사인 패러데이 퓨처 전시장에는 마치 우주선 같은 분위기의 ‘FF제로01’의 모습을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0km(373마일)까지 주행할 수 있는 실용성을 최대 무기로 내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에 대해 못미더워하던 사람들도 전시장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눈빛이 달라졌다”며 “2030년에는 완전한 자율주행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동차-전자 ‘콜라보’ 본격화
 
역대 가장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한 이번 CES에서는 자동차와 전자·IT업계 간의 협업도 두드러졌다. 더 이상 전통적 업종 구분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경계가 허물어졌다. 두 업종 간의 짝짓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까지 굳어지는 상황이다.
 
포드는 CES 2016 개막 첫날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동차와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공개했고, DJI와 협력해 드론 소프트웨어(SW)도 개발하기로 했다.
 
LG전자는 폭스바겐과 동맹을 맺고 스마트홈 연동 시나리오를 차량으로 확대해 차량에서도 자유롭게 스마트가전 기기를 제어하는 보안서비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시스템이 도입되면 차량 내에서 운전자가 집에 도착하기 전 집 안 온도 조절, 조명 제어, 세탁기 작동 등 사실상 모든 가전 제어가 가능해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업체인 퀄컴은 자동차용 칩셋 스냅드래곤 602A를 공개했다. 아우디의 2017년형 자동차에 탑재되며 LTE 접속, 내비게이션, 동작인식 등을 지원한다. 
 
이 같은 ‘콜라보’는 인수합병(M&A)으로까지 이어졌다. 아우디, BMW, 다임러가 지난해 말 공동으로 노키아의 디지털 지리정보서비스사업인 히어(HERE)를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BMW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차량과 스마트홈을 연동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과 LG전자가 CES 2016에서 동맹을 맺고 스마트홈 기술을 차량으로 확대키로 했다. 사진/김민성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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