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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회장, "횡령 유죄, 상습도박 무죄"(종합)
2015-11-19 17:54:08 2015-11-19 17:54:08
횡령, 상습도박, 배임수재,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동국제강과 그룹 계열사 DKI, DKS&, 페럼인프라 관련 횡령 및 배임 혐의와 납품업체 대표에 대한 배임수재 등만이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총 14회에 걸친 미국 원정도박(상습도박)을 비롯해 상당수 계열사에 대한 배임 혐의, 횡령대금 불법 반출(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는 19일 장 회장에게 징역 3년6월에 벌금 1000만원, 5억100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경법상 횡령 등 일부 경제범죄와 관련해 "피고인이 동국제강과 시장경제 발전 등에 미친 손해에 비춰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사회적으로 크게 논란을 빚은 상습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상습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이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총 14회 넘게 미국 라스베가스 카지노 VIP룸에서 총 760만달러를 사용해 상습적으로 도박했다는 공소를 제기했으나, 피고인이 카지노의 최고 VIP 고객인지, 도박 자금의 규모, 판돈의 규모 등을 인정할 증거는 법정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도박 부분은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2010년과 2013년의 단순도박에 대해 일부 유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5년 기간 도박은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고, 2006년부터 2009년 사이의 도박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전부유죄를 선고받은 파철대금 횡령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파철대금 횡령은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그 금액이 88억원에 달하는 등 매우 크다"면서 "피고인이 횡령대금 중 상당액을 변제했지만, 이 과정에서 동국제강이 입은 손해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지난 2004년 12월16일 이 법원에서 동국제강에 대한 횡령과 배임죄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1년도 경과하기 전 파철대금 횡령으로 같은 피해자에 대한 같은 죄질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횡령대금을 직원 격려금 등 '공적' 목적에 썼다는 관련 장 회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격려금은 29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이 또한 결국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장 회장이 아들과 아내, 제수 등을 계열사 직원으로 올려 위장 급여를 지급한 혐의(횡령) 등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반면 하청업체 2곳의 대표로부터 승용차와 현금 등을 받은 혐의(배임수재)에 대해서는 한 업체 부분만이 유죄로 판단됐다.
 
한편 장 회장의 횡령을 도운 혐의로 장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모 전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장과 협력사 대표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5월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선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뉴시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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