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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미국 경제, 산 넘어 산…연내 금리인상 물건너가
잇따른 지표 악화에 베이지북도 경제 우려
2015-10-15 14:41:49 2015-10-15 14:41:49
미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 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이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치며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런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소비·물가·제조업 모두 지표 부진 이어져 
 
최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는 부진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미국 경제를 지탱해주던 고용까지 지난 9월 휘청거렸던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발표된 9월 소매판매, 생산자물가지수(PPI), 8월 기업재고까지 모두 좋지 못했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경제가 둔화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9월의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2%를 밑도는 것이다. 8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0.2%에서 0%로 하향 조정됐다.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 증가율 역시 0.1% 하락했다. 8월 핵심소매판매 증가율도 앞서 발표됐던 0.4%에서 0.2%로 하향 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 기업인 월마트 역시 향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소비 경제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케이트 원 에드워드 존스 투자 전략분석가는 "경기 지표 부진과 함께 월마트까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소비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이 우려하는 물가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PPI 지수도 전월 대비 0.5% 하락하며 지난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월 수치인 0%보다 악화된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인 0.2% 감소보다 두 배 이상 감소폭이 커진 것이다. 또한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기업 재고는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1% 증가를 밑도는 것이다. 7월 기록도 기존의 0.1% 증가에서 0%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경기 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치면서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지난 8월 중순부터 10월초까지 달러 강세로 인해 일부 지역의 제조업과 관광업 경기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리치몬드와 시카고 지역에서는 경기 둔화가 보고됐고 캔자스에서는 경제 활동성이 소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에서는 12개 지역 가운데 11개 지역에서 경제 성장이 나타났다고 보고했었지만 경기 둔화가 나타난 지역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 "연내 금리 인상 어려워" 
 
사진/로이터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연내 금리인상은 물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CNN머니는 일제히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CNBC는 이제 투자자들이 첫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4월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CNB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트레이더들은 내년 4월 인상 가능성을 51%로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내년 1월이나 3월이 아닌 4월까지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10월과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5%, 27%로 낮은 상태다. 
 
마켓워치는 미국 경제에 의구심이 가득한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폴 애스워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의 부진한 지표는 내년까지 금리인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연준 내에서도 연내 금리인상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하는 위원들이 늘고 있다.
 
전날 다니엘 타룰로 연준 이사가 "올해 금리인상은 힘들고 내년 중반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앞서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 역시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에 대해서 "연준 이사들이 공개적으로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금리인상의 의구심 또한 함께 커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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