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파업차주에 "회사 CI 지워달라"

풀무원(017810) 충북 음성물류 사업장의 지입차주 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풀무원 측이 차주들에게 CI를 지워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14일 풀무원은 차주들에게 이번 사태의 원인인 회사 로고(CI)를 지우고 운행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도색을 지울 경우 회사 측에서 도색비용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풀무원 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에 따르면 위탁운송업체인 대원냉동운수와 계약을 맺은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 40명은 지난 3월 차량외부에 도색된 풀무원 브랜드CI와 관련해 '용역차량의 외관 상태를 유지하고 낙서, 스티커 부착행위 등 어떠한 훼손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도색유지서약서를 회사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입차주들은 지난 4일 서약서 폐기를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노조 관계자는 "차량은 차주들이 풀무원 운송을 위해 일반 차량 금액보다 수천만원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구입한 자기 소유 트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지난 1월 지입차주들은 향후 1년 동안 일방적인 제품 운송거부를 하지 않기로 하고 엑소후레쉬물류는 운임 등을 인상한다는 12개항을 합의한 후 이행하고 있으나 차주들이 불법 운송거부를 하고 있다"며 "서약서를 강제로 작성했다는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입차주 150명 가운데 화물연대 소속 차주를 제외한 110여명은 서약서 폐기에 반대하며 CI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화물연대 차주들은 서약서 폐기는 주장하면서도 풀무원 CI는 지우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차량에서 CI를 지울 경우 차량매매 시 받을 수 있는 수천만원의 프리미엄(권리금)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량프리미엄을 통해 경제적 이득은 유지하면서도, 서약서를 폐기해 필요에 따라 스티커나 구호, 현수막 등을 내걸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권영길 엑소후레쉬물류 본부장은 "바른먹거리를 공급하는 식품기업에게 깨끗한 브랜드로고는 생명과 같은 것"이라며 "CI를 훼손할 것이면 차라리 CI를 지우고 백지로 운행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낙서로 훼손된 풀무원 CI. (사진제공=풀무원)

 

이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