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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 업계, 주인 바뀌니 '확' 달라졌네
대유위니아·동양매직 체질개선 '올인'
2015-09-10 13:51:48 2015-09-10 15:19:50
지난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대유위니아와 동양매직이 '확' 바뀌고 있다. 위축됐던 기술개발 및 투자가 활기를 띄고 있고 신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사모펀드에서 오너기업으로, 동양매직은 오너기업에서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었다. 대주주의 성격은 엄연히 다르지만 두 업체 모두 공격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인 찾아 헤매던 설움은 어느새 '옛날얘기'가 됐다.
 
2016년형 김치냉장고 '딤채 마망'.사진/대유위니아
대유위니아(전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딤채' 열풍의 주역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한라그룹 계열에서 CVC(시티벤처캐피탈)로 넘어갔다. 15년 가량 사모펀드인 CVC아래에서 김치냉장고, 에어워셔, 냉장고 등을 생산·판매해왔다.
 
지난해 CVC가 회사 매각을 결정하면서 대유위니아는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다. KG이니시스, 현대백화점 등이 차례로 인수의지를 내보였지만 결국 대유그룹의 품에 안겼다. 대유그룹은 자동차 시트 제조기업인 대유에이텍과 자동차 스티어링 휠을 제조하는 대유신소재 등으로 구성됐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11월 대유에이텍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사업다각화를 통한 불륨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유그룹이 대유위니아를 종합가전사로 키우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말에는 역삼동 대유타워로 이전했다. R&D연구소가 성남으로 이전하면서 덩달아 기술직 입사지원도 늘었다는 후문이다.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임금이 소폭상승하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사원복지 등은 현행 유지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회사의 급격한 흐름에 신기해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유위니아는 CVC 아래에서 개발이 중단되거나 일시정지되어 있던 것을 모두 재검토하고 있다. '젓가락과 수저 빼고 다 검토하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생활가전 및 주방가전까지 아우르는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성과에 집중하는 사모펀드와 달리 의사결정과 실행력의 속도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업소용 냉장고 프라우드 C, 소형냉장고 프라우드 S, 디바이딤채 전기주전자, 자연가습청정기 스포워셔, 마이크로버블세정기 버블워셔 등을 출시했다. '고속믹서기 '뉴트리불렛'의 한국 독점 판매에도 나섰다. 올해 초에는 고객 서비스 및 물류 서비스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대유위니아서비스를 설립했다. 오는 12월 전기밥솥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으로 상반기 매출도 늘었다. 지난해에 비해 김치냉장고 딤채는 28%, 에어컨은 65%, 에어워셔 2.8%, 제습기 0.7% 증가했다. 김치냉장고 판매량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0%가량 늘었다. 올해 매출목표인 52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동양매직 슈퍼 정수기. 사진/동양매직
 
동양매직은 지난해 7월31일 매직홀딩스(NH-글랜우드 PEF)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모기업 동양의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매출 3544억원, 영업이익 322억원이라는 최고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내부 출신인 강경수 대표는 우선 비대해진 회사 몸집을 줄였다. 지난해 말 5~6개에 달하던 본부조직을 가전사업부와 렌탈사업부로 개편해 각각 영업이익률과 신규계정을 신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R&D인력 역시 보충 중이다. 지난 3월에는 동양의 일부 사업부문들과 자리했던 종로구 수표동 시그니처빌딩을 떠나 본래 둥지였던 중구 남대문로의 연세빌딩으로 이사했다.
 
올해 초에는 이른바 '빅모델'로 꼽히는 현빈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현빈급의 스타모델을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활 및 주방가전업계가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타모델을 기용해 인지도를 쌓고 제품 판매를 꾀하는 트렌드에 동양매직도 가세했다.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직수형으로 냉수와 온수, 정수가 가능한 슈퍼 정수기를 비롯해, 얼음정수기, 알람쿡 레인지,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을 연이어 내놓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소형가전 60여개를 판매했지만 이중 절반 정도만을 선별해 판매키로 했다. 앞으로도 20여개까지 줄여갈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역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양매직의 간판사업이라 할 수 있는 정수기 사업군에서 신제품인 '슈퍼정수기'가 약 4개월만에 4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상반기 16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동기보다 6%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마케팅 및 R&D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103억원을 기록했지만 신규 렌탈계정은 13만여건에 이르렀다. 청호나이스 및 동양매직 등 업계 2위권의 연간 신규계정이 20만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경수 대표는 지난해 말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오는 2018년까지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률 10%에 150만 계정(누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R&D 및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올해 목표매출 40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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