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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출 성적 '최악'…지난해 보다 14.7% 떨어져
6년만에 최대폭 하락…당분간 하락세 이어질 전망
4/4분기 원화 약세·신차 출시 등으로 회복 기대
2015-09-01 14:57:34 2015-09-01 14:57:34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다시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감소폭은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도 절반으로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8월 수출은 39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두자릿수 하락은 5월 11.0%에 이어 두번째며, 지난 2009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9%가 하락한 이후 6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수출이 400억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도 2011년 2월 385억달러 이후 4년 만이다.
 
◇저유가·중국 시장 침체로 수출 성적 '최악'
 
올해 1월 -1.0%로 시작한 수출은 2월 -3.3%, 3월 -4.5%, 4월 -8.0%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5월 -11.0%로 두지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후 6월과 7월 -2.6%, -3.4%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8월 들어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오름세를 보이던 유가가 다시 하락했고,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로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서 이들 요인들이 수출 하락을 이끈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윤갑석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8월 수출 감소는 최근 들어 겪어보지 못한 수치"라며 "유가 하락으로 유가영향 품목에서 평소 23억달러 정도였던 감소폭이 30억달러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가 하락하면서 유전 개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인도가 지연돼 11억달러가 줄어든 것도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지난 7월 1배럴당 55.6달러이던 두바이유는 8월 들어 다시 배럴 당 47.8달러로 하락했고, 이로 인해 수출단가는 18% 떨어졌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제품은 19억달러 감소한 -40.3%, 석유화학 분야는 11억달러가 줄며 -25.7%를 보였다.
 
선박분야도 당분간 정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선박 인도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9월에도 드릴십과 LNG선등 14억달러 가량이다.
 
또 중국 텐진항의 폭발사고 여파와 중국 경기 침체로 수입 수요가 줄어든 것도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대비 8.8%가 감소했다.
 
윤 정책관은 "텐진항에서 폭발한 자동차는 수출을 마친 물량이지만 인도에서 차질이 생겨 자동차에서 1억달러 정도 수출이 줄었다"며 "중국 내수 부진으로 수입 감소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은 계속 호조세를 보이는 중이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화장품 등 소비재도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OLED는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 화장품은 26%의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또 삼성의 갤럭시 등 신제품 출시로 무선통신기기의 8월 수출도 19%, 반도체도 4.7%의 증가폭을 보였다.
 
◇하반기도 악재 이어져…무역 1조달러 달성 '장담 못해'
 
하반기 수출 악재가 계속되면서 4년 연속 이어져온 무역 1조달러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8월까지 무역규모는 6500억달러에 불과해 1조달성에 남은 하반기 실적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수출을 가로막는 악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긴축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경우 신흥국의 경기가 위축되 이에 따른 수출 감소도 예상해야 한다. 또 이란이 경제제재에서 벗어나면서 유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의 경기 침체 장기화도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미국 금리 인상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고 이에 따른 신흥국들의 경기 위축 규모는 아직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가 평가 절하되면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환율 변동이 가격에 반영되려면 3~4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윤 정책관도 "9월 이후에도 유가 하락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OLED나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은 여전히 활발하며 4/4분기 에는 자동차 신차 출시 등 수출 호재가 있다"며 "지금까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을 때도 8월까지 수출은 1/3 정도에 그쳤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어 "지난 4월과 7월 두번에 걸쳐 내놓은 수출 활성화 대책이 성과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한다"며 "하반기에는 호재와 악재가 모두 있어 1조달러 달성을 섣불리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윤갑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2015년 8월 수출입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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