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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의존한 영국 경제, 위기 재현되나
모기지 대출 증가, 7년 만에 최고
소비자 신용, 9년래 최대폭 증가
2015-07-30 15:41:59 2015-07-30 15:41:59
영국 경제가 또 다시 신용 버블 논란에 휩쌓였다. 올해 점진적인 경기회복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부채 낀 거품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를 기록해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 1분기 0.4% 성장에 이은 완연한 회복세다. 하지만 이면은 표면적인 수치에 불과하다는게 이코노미스트들의 진단이다.
 
모기지 대출과 소비 신용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즉, 빚을 내서 일시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질적인 회복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착시 현상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규모가 7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6월 모기지 승인 건수는 6만6582건으로 직전 달에 비해 756건이나 급증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는 주택가격 상승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로존 국가들 중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 결과로 주택 가격 거품이 심한 국가 중 하나가 영국"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주택 가격은 5% 가량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영국은 팽창되는 주택 거품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라며 "느슨한 영국의 대출 심사 기준도 더욱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신용 역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치까지 치솟은 상태다. 6월 소비자 신용은 전월대비 7.6% 늘어나 12억2000만파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6월 제조업 여신은 전달보다 55억파운드 줄면서 여전히 기업의 고용과 투자는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 대비 가계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신호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금융위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늘어나는 가계 대출 증가 속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빚에 의존한 성장은 경제 회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조만간 신용 버블로 인한 경기침체 등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과도한 부채로 인한 폐해를 경험한 만큼 신용 증가의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영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부채 감축 노력이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강력한 성장 드리이브를 걸기 위해 강도 높은 경제개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사진=뉴시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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