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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여전히 불안한 중국 증시…글로벌 경제 파장 '촉각'
전세계 금융·상품·실물경제까지 먹구름
2015-07-09 15:51:12 2015-07-09 16:07:09
연이은 중국 증시의 변동성에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었다. 중국 증시가 3주 연속 조정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채권과 상품 시장이 요동치고 있으며 전세계 경제 펀더멘털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 대국인 중국 증시가 흔들리면 중국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수요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폭락에 전세계 증시 출렁
 
중국 증시를 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 달 가까이 폭락한 이후 9일 반등에 나섰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30% 가량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하루 동안에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여전히 변동성이 큰 등락을 보였다.
 
이 기간에 중국 증시에서 증발된 시가총액 규모는 3조2500억달러로, 프랑스 증시의 전체 규모와 맞먹는 수준일 뿐아니라 지난해 그리스 국내총생산(2375억달러)의 10배 이상의 규모다.
 
중국 증시의 하락은 글로벌 증시를 냉각시키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달 23일부터 하락해 6월 고점 대비 3.3% 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5.9% 내렸다. 지난 8일 상하이지수가 장중 7%까지 출렁이자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6%, 일본 닛케이지수는 3% 넘게 내렸다. 그리스 사태에 따른 세계 증시의 하락이 제한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로스 야로우 미국 로버트W베어드앤코 디텍터는 “현재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꽤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그리스보다 중국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대 수요국 무너지자 요동친 원자재 시장
 
증시 붕괴의 전이 현상은 비단 주식 시장뿐이 아니다. 채권, 상품시장까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전반에 걸친 유동성 경색 우려감이 제기된다.
 
주식 시장이 무너지자 채권 금리가 크게 내려 앉았다. 8일 중국 1년물 국고채 금리는 0.3%포인트 오른 2.32%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가격이 급락한 것. 전문가들은 증시 붕괴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피에르 트레쿠르트 소시에테제네랄 대표는 “채권시장에서 공격적인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며 “지수 하락에 따른 전이현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원자재 시장의 최대 수요국인 만큼 원자재 시장도 흔들렸다. 최근 블룸버그 상품 지수는 12개월래 최저점 부근까지 내려앉았다. 블룸버그 상품 지수는 원유, 구리 등 22개의 원자재 가격을 지수로 산출한 지표다.
 
뉴욕 상품 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물 구리 가격은 8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6년래 최저점 부근에서 등락했다. 두 달 연속 60달러선을 지지했던 국제 유가는 중국 증시 급락과 함께 일주일만에 51달러선까지 내려 앉았다.
 
스테파니 이콜로 마켓증권 애널리스트는 “불안감이 글로벌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뚜렷한 호재 없이는 현재 가격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수요 위축 전세계로 전이될 수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더 큰 우려는 중국 증시의 붕괴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중국 경제는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세계 소비 대국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큰 손’인 중국 소비자를 잡기 위해 각국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중국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 붕괴에 따라 대중국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이 흔들리면서 각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프레드릭 뉴먼 HSBC홀딩스 아시아 대표는 “그리스 이슈의 전개 과정보다 중국 경제에서 일어날 일들이 세계 경제에 더 큰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중국 증시의 하락으로 중국 경제 내의 내수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내수 위축은 결국 글로벌 수요의 동력을 흔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중국의 성장성은 끝나지 않았다는 긍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증시가 고점 대비 크게 받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의 ‘4대 경제성장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급락하던 상하이지수가 9일 반등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정부는 부양 효과를 보기 위해 어떤 조치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수 반등 가능성에 입을 모았다.  
 
중국 상해증권거래소의 시세 전광판 앞에서 투자자가 종목 시세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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