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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전·현직 대표, 횡령 의혹 진실공방
2015-07-28 22:49:30 2015-07-28 22:49:30
대형 출판사 김영사의 전직 대표가 창업주인 현 대표를 상대로 350억원대 소송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강유(68) 김영사 회장은 박은주(58·사진) 전 대표가 자신을 배임과 횡령, 사기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어떤 방식으로도 회사에 손해를 입히지 않았음을 떳떳하게 밝힌다"고 반박했다. 또 박 전 사장의 폭로가 자신의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사장과 사제지간으로 알려진 김 회장은 "제자의 허물이 있었지만 이를 감싸기 위해 긴 시간 기다려오고 있었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제자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과 화해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그런데 결국 고소를 당하게 돼 황당하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스승으로서 맞고소는 피하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김영사 측은 "박 전 사장은 불의한 방법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 지난해 3월 즈음부터 감사를 받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5월 퇴사한 것"이라며 "당시 김영사는 20년 넘게 일해온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예우와 사회적인 실망 등을 고려해 이런 사실을 대외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채 해결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전 사장이 본인의 잘못을 스스로 밝히고, 회사에 입힌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적절히 배상하는 방안 등을 담은 합의서를 작성했다"며 "그런데 합의서를 이행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어오다가 고소장을 제출하고 일간지와 인터뷰를 했고 기사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27일 박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냈다고 밝히며, 김 회장이 자신의 형이 대표인 한국리더십센터의 재정상태가 부실해지자 김영사가 이 회사를 지원하도록 압력을 넣어 35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김 회장이 지난해 6월 대표로 취임하기 전까지 실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는데도 급여 수령, 법인카드 사용 등으로 36억원을 횡령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전 대표는 자신이 1984년부터 2003년까지 20년 간 김 회장의 법당에서 지내면서 개인 소득 28억원을 김 회장에게 바치고 월 20만원의 용돈만 받으며 살아왔다고 밝혔다. 또자신의 김영사 주식과 서울 가회동 사옥, 퇴직금 등 290여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면 45억원을 주기로 김 회장이 구두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박 전 대표는 김영사에 편집자로 입사해 1989년 대표로 취임, 25년 간 김영사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비롯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내놓으며 김영사를 굴지의 출판사로 성장시켰다. 승승장구하던 박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돌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업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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