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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유니버시아드)3관왕 손연재 "전관왕 불발 아쉽다"
2015-07-13 20:09:31 2015-07-13 20:09:31
◇손연재(21)가 13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 출전해서 볼 부문 금메달을 받고 메달을 들어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News1
 
[광주=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체조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5관왕'이 끝내 좌절된 데에는 개별 종목에서의 작은 실수가 원인이 됐다. 
 
손연재는 13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서 후프와 볼 종목은 금메달을 따냈고 곤봉·리본 종목에선 공동 2위로 끝내 은메달을 받았다.
 
전날 개인종합 부문 금메달을 따낸 손연재는 이날 결과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3개의 금메달을 받게 됐다. 12일 오후 열린 개인종합 결선 당시 손연재는 볼(18.150)·후프(18.000)·리본(18.050)·곤봉(18.350) 점수를 합산한 총점 72.550점을 받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손연재가 이번 대회에서 끝내 넘지 못한 금메달 4개의 선수는 미국 수영선수 브릴랜드 섀넌(23·Shannon Vreeland)으로, 그는 자유형 100m·200m과 계영 400m·800m 메달을 땄다.
 
◇손연재(21)가 13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 출전해서 후프 종목을 연기 중이다. ⓒNews1
 
◇후프·볼, 전날 개인종합 개별 점수보다 높은 점수 받아
  
시작이 좋았다. 자신의 후프 프로그램인 '코니시 랩소디(Cornish Rhapsody)'의 선율에 맞춰 후프연기를 펼친 손연재는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개인종합 당시 후프 점수 18.000점에 비해 높은 18.300점을 받았다. 
 
손연재에 이은 은메달은 마리아 티토바(러시아)가 18.000점으로, 동메달은 멜리티나 스타니우라(벨라루스)가 받게 됐다.
 
볼 종목에서도 꽤 빼어난 연기를 해냈다. 올 시즌 유독 볼 종목에서 고전했던 손연재는 7번째로 매트에 올라 자신의 볼 프로그램 곡 '소모스(Somos)'의 음악에 맞춰 각종 난도를 차근차근 연기했다. 결국 손연재는 볼도 개인종합 점수보다 높은 18.250점을 받아 금메달을 차지했다. 역시 전날의 점수 18.000점에 비해 점수가 높다.
  
볼 종목 은메달과 동메달은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와 마리아 티토바가 각각 18.100점과 18.000점으로 획득했다. 
 
◇손연재(21)가 13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 출전해서 볼 종목을 연기 중이다. ⓒNews1
 
◇곤봉 떨어뜨리고 리본 엉키며 은메달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손연재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 6월 충북 제천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곤봉이다. 전날 개인종합 당시 18.350점을 받아 이번에는 금빛 메달을 예상하는 기대의 시선도 많았지만 불길한 예감은 비껴가지 않았다.
 
손연재는 포크곡 '치가니(Cigani)'가 흐느는 상황에서 능숙하게 리듬에 맞춘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아쉽게 연기 도중 실수를 범했다. 곤봉을 목 뒤로 돌려 잡던 중 곤봉을 바닥에 떨어뜨린 것이다. 전관왕의 꿈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끝내 곤봉 금메달은 18.200점의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리아나)가 가져갔고, 손연재는 멜리타니 스타니우타(벨라루스)와 함께 17.800점을 받아 공동 2위가 됐다. 
 
리본 종목에서도 안타까움을 담은 한숨이 나왔다. 아돌프 아담의 발레곡인 '르 코르세르'(Le Corsaire)를 배경 음악으로 택한 손연재는 연기 초반부터 실수가 발생했다. 리본이 꼬였고 꼬인 리본을 푸느라 다음 동작을 행하지 못한 것이다.
 
손연재는 마지막까지 강렬하게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초반 실수를 만회하는 것은 어려웠다. 결국 리본에서도 금메달은 스타니우타(17.900점)가 챙겼다. 은메달은 17.800점의 손연재가 따냈고, 동메달은 리자트디노바(17.750점)가 가져갔다.
 
◇손연재(21)가 13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 출전해서 곤봉 종목을 연기 중이다. ⓒNews1
 
◇손연재 "3관왕 행복하나 전관왕 불발 아쉽다" 
 
손연재는 5관왕을 노렸지만 이루지 못했고 대회의 최다 금메달 수상 선수가 되는 기록도 아쉽게 놓쳤다. 많은 사람이 상당히 아쉬워하는 가운데 손연재도 비슷한 마음이었고 감추지 않았다.
 
"부상 없이 3관왕으로 이번 대회 마쳐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 손연재는 "광주에서 금메달 세 개를 목에 걸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한데 그런(5관왕을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긴 하다"면서 "더 좋은 성적을 위해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리듬체조를 하면서 국제 대회에서 태극기를 높은 곳으로 올리는 게 하고픈 목표였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태극기를 높은 곳에 올려 행복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대회 준비는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손연재는 "(시니어에 처음 오른) 2년 전과 비교하면 꿈이 현실로 다가와서 기쁘다"면서 "앞으로 노력을 배로 해야 한다. 진통제를 먹으면서 시합을 치렀다. 그래서 아픈 느낌이 없긴 한데 동시에 그런 부분도 힘들었다"고 대회 준비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손연재는 오는 9월 독일 세게선수권과 내년 리우 올림픽을 준비한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해 "8월에 마지막 월드컵을 치르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모든 힘을 쏟겠다"면서 "최고의 기량을 보일 수 있는 컨디션을 발휘할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올림픽 진출권이 걸려 있기에 다른 대회보다 '전쟁터'와 같다. 올림픽 전 마지막 세계 대회답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올림픽에 대해서는 "올림픽이 다가오는 것을 실감한다. 오히려 런던올림픽 때보다 훨씬 부담이 크다. 그 때(런던올림픽)는 결승진출이 목표였다. 올림픽이란 꿈의 무대에 나가는 것만 해도 행복했다"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결과를 얻기 위해 나가야 한다. 인생에서 다시 없을 기회다. 준비하는 기간이 1년 정도 남았는데 후회 없는 1년을 보내고 싶다"고 자신의 목표를 설명했다.
 
◇손연재(21)가 13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 출전해서 리본 종목을 연기 중이다. ⓒNews1
 
광주=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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