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스틱을?! 플로어볼(Floorball)을 아십니까
남녀 모두 즐기는 실내형 하키..초중고 등록선수만 2만 여명
2015-07-08 11:36:48 2015-07-08 11:36:48
"발음이 어려운 게 단점이기는 합니다.(웃음)"
 
플로어볼(Floorball). 낯선 종목이다. 일단 실내에서 즐기는 (아이스)하키라고 이해해두자. '하키'라고 하니 아이스하키의 보디체크(아이스하키에서 퍽을 가진 선수에 맞서 몸으로 부딪쳐 막아내는 일) 등 다소 위험한 상황이 연상된다. 지난 6일 만난 김황주 대한플로어볼협회 전무이사는 플로어볼을 소개하는 중 발음과 위험요소를 들며 "이 두 가지가 단점이기는 하다"라며 웃었다. 
 
◇플로어볼 골키퍼가 공을 쥐고 있다. 골키퍼는 스틱이 없다. (사진=대한플로어볼협회)
 
그러나 플로어볼은 부드럽다. 80~96cm 남짓의 플라스틱 스틱, 구멍이 숭숭 뚫린 플라스틱 공은 플로어볼이 부드러운 스포츠라는 것을 증명한다. 과격한 보디체크는 허용되지 않고 축구에서 용인되는 수준의 몸싸움만 가능하다. 남녀비율이 5대5에 가까울 정도로 여성도 즐기는 스포츠다.
 
장난감에서 유래했다. 1950년대 미국과 캐나다에서 장난감 플라스틱으로 된 하키 스틱과 볼이 만들어졌고 1960년대 스웨덴에 들어왔다. 스웨덴은 추운 겨울이 많아 실내스포츠가 활성화되어 있다. 플로어볼도 쉽게 자리를 잡았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과 핀란드가 플로어볼 강국이다. 김황주 이사는 "스웨덴은 등록 선수만 15만 명이 넘고 스톡홀름은 8부리그까지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사진=대한플로어볼협회)
 
경기는 40m×20m(국제규격) 크기의 실내코트에서 벌어진다. 6명씩 한 팀을 이룬다. 20분씩 3피리어드로 진행돼 체력소모가 심한 편이다. 국제대회 기준으로 엔트리에 골키퍼 2~3명 포함 20명의 선수가 필요하다. 횟수 제한 없이 선수교체가 이뤄진다. (필드)하키와 아이스하키와 달리 골키퍼는 스틱을 쓰지 않는다.
 
국제규정이 있지만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플로어볼이 생활스포츠로 외연을 넓히는데 성공한 이유다. 20분씩 전반과 후반에 경기가 열리기도 하고 3대3·4대4·5대5 경기가 가능하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야외공원 또는 모래사장, 얼음 위에서도 경기가 열린다.
 
실제 대한플로어볼협회(KFF)는 화천 산천어축제에서 얼음 플로어볼을 매년 1월 연다. 올림픽 공원에서도, 광안리 해변에서도 플로어볼은 살아있다. 김황주 이사는 "야외에서 플로어볼을 개최하는 것은 대중에게 많이 알리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실내에서만 가능한 스포츠라면 저변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플로어볼 스틱과 공. (사진=대한플로어볼협회)
 
지난해 말 교육부 학교스포츠클럽등록시스템에 따르면 초중고 1077개의 플로어볼 클럽이 있고 등록선수는 1만 5766명이다. 등록률은 18위다. "줄넘기와 걷기, 피구 등을 제외하면 10위권 초반에 해당한다"고 김황주 이사는 말했다. 지난 2011년 학생수 7497명, 등록률 41위에 머물렀던 플로어볼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국내외적으로 성과도 얻었다.
 
플로어볼협회는 지난 1월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 승인을 받았다. 2016년부터 사무실경비와 행정경비, 국제대회 지원 보조 등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월 세계 남자 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12월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 선수권에 나갔다. 아시아 3위 이내에 든 국가만이 16개국이 참가하는 세계 본선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사진=대한플로어볼협회)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태국 플로어볼 대표팀은 대회 준비를 위해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또 2017년 오스트리아 스페셜올림픽 정식종목에도 이름을 올렸다.
 
엘리트 스포츠보다는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하는 게 당면한 목표다. 김황주 이사는 "대중화가 중요하다. 여러 사람이 많이 즐기면 제일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장은 엘리트 스포츠보다는 생활체육으로 저변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다. 공격수가 슛을 날리면 플로어볼 공의 최대 속도는 200km를 웃돈다. 플로어볼도 빠른 속도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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