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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호황에도 양극화 계속…중소업체 여전히 '울상'
일감 늘어도 업체별 먹거리 확보 차이…"건설경기 호황국면은 아직 아냐"
2015-07-02 16:27:32 2015-07-02 16:27:32
올 들어 주택인허가 물량이 상승하고,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에는 광풍이 멈추지 않으면서 건설업체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호황 속에서도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86.7로 전달보다 7.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CBSI는 지난 3월 94.9를 기록한 이후 주택경기 회복세와 신규 공사수주 증가 등의 영향으로 3개월 연속 90선을 넘었지만 6월 들어 4개월만에 다시 9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지수 상승에 따른 부담감과 신규수주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전체적인 지수가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경기실사지수가 주춤한 가운데 특히, 중소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대형업체나 중견업체에 비해 더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이 크게 늘어나는 등 일감이 증가했지만 늘어난 물량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규 주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5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5만6000여 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가 증가했다. 올해 1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일감 증가에도 중소업체들은 대형업체에 비해 먹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6월 대형업체의 CBSI는 100.0으로 전달보다 15.4포인트나 하락했지만 여전히 7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또, 중견업체는 전체적인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전달보다 7.7포인트 상승한 91.9를 기록했다. 여전히 비관적 전망이 많기는 했지만 앞으로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중소업체는 전달보다 16.7포인트나 하락하면서 65.3을 기록, 전체 지수 하락세를 주도했다.
 
건산연은 "지난 2월(56.0)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지수 상승에 대한 통계적 부담감이 작용한 것도 있지만 토목공종의 신규 수주 부진 등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기업 규모별 신규 공사수주를 살펴보면 대형과 중견기업 신규 공사수주는 모두 100을 기록했지만 중소기업은 77.6으로 여전히 부진했다.
 
특히, 중견기업의 경우 신규 공사수주가 전달보다 5.3포인트나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8.1포인트 하락했다. 주택 부문이 75.0, 토목과 비주택이 각각 69.4와 68.1을 기록하면서 전 부문에 걸쳐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업계가 신규 분양시장 등 주택시장 훈풍에 모처럼 호황을 맞고 있지만 업체 규모별 양극화는 심화된 모습니다. 사진/김용현 기자
 
자금 상황 역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6월 전체 공사대금 지수는 전달보다 6.5포인트 상승한 108.6으로 기준선 이상을 유지하며 양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기업은 123.1로 상황이 매우 좋고, 중견기업 역시 113.9를 기록하며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중소기업의 공사대금 상황은 85.7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조달 지수 역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대형기업과 중견기업 모두 각각 123.1과 105.4로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서 기준치보다 높은 104.5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81.6에 머물면서 자금조달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홍일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회복세를 보이던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넘지 못하고 결국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직 건설경기 상황이 기준선을 넘어 호황국면에 접어들 정도로 회복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중소업체의 경우 대형업체나 중견업체에 비해 체감경기 상황이 크게 나쁜 상황이다"며 "외면적으로 보이는 국내 건설경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규모가 적은 업체들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회복세로 이어지지는 못하면서 일감 확보에 있어 업체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7월 전망치는 6월 실적치와 비교해 11.5포인트 높은 98.2를 기록해 건설경기가 다음 달에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전망치 이후 4개월 만에 기준선 이하를 기록해 향후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 기대는 다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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